청소년을 위한
‘세계문학을 읽다’ 시리즈
‘세계문학을 읽다’ 시리즈는 청소년들에게 근현대 세계문학을 알기 쉽기 소개하기 위해 기획된 책이다. 《제인 오스틴을 읽다》를 시작으로 《알베르 카뮈를 읽다》, 《루쉰을 읽다》, 《헤르만 헤세를 읽다》, 《서머싯 몸을 읽다》, 《조지 오웰을 읽다》, 《셰익스피어를 읽다》, 《프란츠 카프카를 읽다》, 《오 헨리를 읽다》, 《알퐁스 도데를 읽다》, 《안톤 체호프를 읽다》, 《밀란 쿤데라를 읽다》, 《도스토옙스키를 읽다》 등 세계 근현대 작가들 가운데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작가들의 삶과 그 대표작들을 청소년의 눈높이에 맞춰 소개한다. 《모파상을 읽다》에 이어 《괴테를 읽다》, 《마크 트웨인을 읽다》 등이 출간 준비 중이며, 이 외에도 청소년들에게 권할 만한 세계 주요 작가들의 삶과 대표 작품들을 소개해 나갈 예정이다.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세계문학 작품들이 많지만, 청소년들이 학교에서나 일상에서 접하기가 쉽지 않다. 교과서나 문제집 등에 실리는 짤막한 작품 몇 편을 접하는 것이 전부이고, 이마저도 제대로 된 감상보다는 ‘학습’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문학적 감수성과 공감 능력을 기르고 삶에 대한 다양한 간접 경험을 해나가야 하는 청소년 시기에, 고전이라 일컬어지는 세계문학 작품들을 읽고 그 속에 담긴 의미와 가치를 내면화할 수 있다면 인간적으로 한 단계 성장하는 밑거름이 될 것이다.
‘세계문학을 읽다’ 시리즈는 작가론과 작품론으로 이루어져 있다. 문학 작품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작가에 대한 이해가 우선해야 하기에, 책의 앞부분에는 작가의 삶과 작품 세계를 쉽고 친절하게 설명한 작가론을 담았다. 이어서 작가의 대표작과 청소년들에게 권할 만한 작품들을 가려뽑아 작품이 지니는 의미와 가치, 작품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내용들을 청소년 눈높이에 맞춰 설명한 작품론을 실었다. 짧은 단편을 소개할 경우에는 전문을 번역해서 싣고 간단한 해설을 덧붙이는 방식으로 구성하기도 했다.
청소년 시기에 좋은 문학 작품들을 찾아 읽으면 지적으로든 정서적으로든 도움이 될 테지만, 현실적으로 세계적인 작가들의 명작들을 모두 찾아 읽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세계문학을 읽다’ 시리즈는 한 권의 책으로 대문호의 생애와 주요 작품들을 가볍게나마 접해볼 수 있도록 했다. 이 책이 청소년들이 세계문학에 관심을 가지고 더 많이 찾아 읽게 되는 계기가 되어줄 수 있었으면 한다.
일상의 단면에 숨은 진실과 인간의 본성을 비판한,
그러나 그 자신도 여지없는 한 인간이었던 작가, 기 드 모파상
‘어쩌면 기 드 모파상의 작품 세계는 그의 삶 자체가 투영된 것이 아닐까.’ 모파상의 삶과 작품에 관심을 둔 독자라면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법하다.
모파상은 1850년 노르망디 지방의 미로메닐에서 태어났다. 이곳은 그가 성장 후 주로 활동한 파리와 더불어 그의 작품 대부분의 공간적 배경이 되는 곳이다. 아름다운 풍경이 인상적인 곳이지만, 그의 어린 시절은 그렇지 못했다. 모파상의 어머니인 로르 르 푸아트뱅은 부유한 중산층에서 태어나 교양을 갖춘 여성이었으나, 아버지인 귀스타브 드 모파상은 불성실하며 낭비가 심한 하급 귀족이었다. 여기에 불륜과 성격 차이가 더해지자 불화 끝에 결국 1860년 이혼한다. 이러한 성장 배경은 그의 성격을 불안하고 예민하게 만들었으며, 어둡고 냉소적인 작품 세계를 형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의 어머니는 뛰어난 지성과 감수성을 지닌 여인으로, 모파상의 재능을 격려하며 그에게 문학적 영감을 불어넣어 주었다. 게다가 그녀는 당대 최고의 작가 반열에 있었던 플로베르와 친분이 있었고, 이는 젊은 모파상이 문학의 길로 들어서는 데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한다. 모파상의 문장은 불필요한 수식어나 감정적 표현을 절제해 간결하고 정확하며 이로 인한 속도감 있는 전개가 이루어지는 게 특징인데, 이 독특한 문체가 만들어진 데는 뒷날 그에게 문학을 가르친 스승 플로베르의 영향이 컸다.
또 그는 프로이센-프랑스 전쟁에 참전하면서 그 참혹함과 허무함을 몸소 경험했으며, 이 또한 모파상 특유의 작품 세계를 구축하는 데 크게 일조했다. 그는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벌거벗겨지는 인간 군상의 적나라한 본성을 냉정하고 명료하게 드러냈으며, 이는 그의 초기 작품 〈비곗덩어리〉 외 〈두 친구〉, 〈발터 슈나프스의 모험〉 등 여러 작품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말년에 온갖 질환을 앓았는데, 특히 정신 질환과 매독으로 무척 괴로워했다. 거기에 다작으로 인한 피로와 복잡한 여자관계가 더해지며 그는 하루가 다르게 피폐해졌고, 자살까지 시도하기에 이른다. 이때 그의 불안정한 정신세계는 그의 후기 작품에 한층 더 어둡고 음습한 분위기를 드리웠으며, 초자연적 요소나 환상적 경향을 등장시킨 환상소설 집필로 이어진다.
이처럼 모파상의 삶은 그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 불우한 어린 시절, 참전 경험, 스승의 영향, 정상적이지 못한 인간관계, 그리고 말년의 고통이 그의 작품의 주제, 인물 설정, 분위기, 세계관 형성에 깊숙이 관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모파상의 삶을 먼저 이해하는 것은 그의 작품을 더욱 깊고 풍부하게 이해하는 데 필수적인 과정이라 할 만하다.
이 책은 다소 어려울 수 있는 모파상의 작품들을 청소년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냈다. 먼저 그의 삶과 작품 세계를 소개한 뒤, 수많은 그의 작품 중 대표적인 것들을 몇 가지 키워드로 분류하여 이를 중심으로 상세하게 설명함으로써 작품 안에 담긴 그의 고뇌를 찾아 읽어낼 수 있도록 안내한다. 이 책과 함께 그의 작품을 읽으면 일상의 단면에 숨은 진실과 인간의 본성을 냉정하게 비판한, 그러나 그 자신도 한 인간으로서 고통 속에 괴로워하던 작가 기 드 모파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