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등단 이후 이 땅에서 소외당한 채 고통을 참고 사는 사람의 모습을 치열하게 그려내고 있는 홍광석 작가의 신작 소설집이다. 소설 『유별留別의 시詩가 걸린 풍경』에는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와 10·28 건대항쟁 희생자 등을 비롯한 역사의 현장에서 직간접적으로 고통받은 인물들을 형상화한 9편의 단편을 싣고 있다.
그 가운데 「히로시마의 버섯구름」, 「내 피에 흐르는 검은 비」, 「그해 유월 그믐날」, 「바우가 넘은 고개」는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들의 원초적인 체험의 공간을 그리고 있는데, 개인이 선택한 것이 아닌 외부에서 일방적으로 주어진 시간의 정서적 유대 공간을 아프고도 애잔하게 그리고 있다.
「히로시마의 버섯구름」은 화자(나)의 친구 재선 가족들이 겪는 히로시마 원폭 피해를 파헤치고 있다. 재훈은 아내인 선희와의 사이에서 아들 둘과 딸 하나를 두었는데 선천성 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큰아들은 일찍 죽었고, 작은아들 역시 태어나면서 이성적인 판단 능력을 상실한 채 시설에 맡겨진 상태이다. 그들의 결혼식 사회를 보기도 했던 나로서는 안타깝기만 한데, 재훈은 작심한 듯이 처가 쪽 사연을 나에게 털어놓는다. 선희 부모님이 원폭 당시 히로시마 변두리에 살았고, 두 언니도 그곳에서 살았다. 재훈 장모님은 선희 위로 아들 둘도 낳았는데 역시 어렸을 적에 모두 죽었고, 선희 두 언니의 아들 역시 모두 몸이 성치 않아 유년을 넘기지 못했지만 이상하게도 딸들은 괜찮았다. 선희는 그런 집안과 가족의 원폭 피해를 호소하고 도움을 받으려 여기저기 뛰어다니지만 냉담한 반응에 지쳐 옥상에서 뛰어내려 삶을 마감한다. 사연을 모두 털어놓은 재훈은 나에게 선희와 자신의 가족사를 글로 써 억울함을 풀어달라고 하면서 생전에 선희가 모은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 관련 자료를 넘긴다. 나로서는 무척이나 버거운 일이지만 차마 못 하겠다는 말이 입에서 나오지 않는다.
「내 피에 흐르는 검은 비」는 돌이 지나도록 고개를 가누지도 못하는 기형아를 낳은 나(주희)는 아이와 자신을 괴물 취급하는 시부모와, 아이를 차갑게 외면하고 외국으로 공부하러 떠난 남편 때문에 삶의 의지가 꺾여 아이와 함께 세상을 떠날 작정을 한다. 하지만 외할머니를 한번 찾아보라는 아버지의 애원에 마음을 바꾼다. 남도에서 돌봐줄 가족이 없는 정신지체아를 위한 소망원을 운영하는 외할머니는 승호 몸 상태의 원인을 묻는 나를 외면한 채 승호를 소망원에 데리고 오라는 말뿐이다. 그후 나는 막내이모 김선혜로부터 중학교 때 우연히 들었다는 히로시마 원폭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외할머니가 이모 위로 큰외삼촌을 낳았는데 어려서 죽었고, 그 후에도 아들을 둘이나 낳았는데 일찍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또한 큰이모 김금자를 만나 히로시마에서 있었던 일을 듣게 된다. 큰이모가 1945년 8월 6일 아침 히로시마 서쪽 고이산 자락에 자리 잡은 마을의 집에서 아침 등교를 서두를 때였다. 비행기 소리가 들리고, B-29폭격기가 나타났는가 싶더니 갑자기 번쩍하는 빛과 함께 하늘이 찢어지는 폭음이 들리고, 고이산 너머로 주황색과 보라색이 섞인 회색구름이 버섯처럼 피어오르는 광경을 보았다는 것이다. 그후 큰이모도 아들 둘을 낳았지만 모두 어려서 죽었다. 결국 승호는 저세상으로 갔고, 나는 그에게 정을 붙이지 못했던 죄의식 때문에 자포자기에서 헤어나지 못한다. 외할머니는 그런 내게 1945년 8월 6일의 참상을 직접 들려준다. 그날 방공호에서 나와 식구들과 집으로 간 외할머니는 이웃 샘에서 길어 온 물을 먹었는데 맛이 이상했다. 하지만 새벽에 길어온 물인데 어쩌랴 싶어 외할아버지에게도 권했고, 금자와 문자 두 딸에게도 먹였는데 물을 거의 먹었을 때 가라앉은 시커먼 먼지가 보였다. 그 순간 검은 빗속에서 떨어진 재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차마 가족들에게 말할 수 없었다. 큰아들 대훈은 해방이 되어 조국으로 돌아온 후 얼마 안 있어 죽었고, 아들을 임신했으나 사산했다. 셋째 아들은 백일을 넘기지 못했다. 외할머니는 외할버지가 백혈병으로 죽은 후 원자병 때문이라는 의심이 들었지만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다. 외할머니는 암으로 죽은 우리 엄마와 내 아들 승호에게 일어난 일이 그날 집에서 마신 물 때문이라고 믿었다. 외할머니는 각종 자료를 뒤지고 피폭자로 인정된 사람들을 치료하는 병원을 찾았지만 자신의 집안처럼 이대에 걸쳐 아들이 죽는 경우가 없었다. 외할머니는 임종 직전에 이혼을 감수하면서 임신을 거부했던 이모 김선혜의 독한 결정을 이해한다고 했고, 손녀 성희에게는 결혼을 하더라도 아이에 대한 집착을 포기하라는 충고를 하며 세상을 떠난다.
「그해 유월 그믐날」은 히로시마 원폭 현장에 버려진 징용공 이야기이다. 1945년 8월 6일 아침 미쓰시비 조선소에서 정선주를 비롯한 열두 명의 징용공들은 트럭에 올라탔지만 행선지는 모른다. 히로시마 체신병원에서 멈춘 트럭에서 내린 징용공들은 다음 지시를 기다리며 두리번거린다. 그때 원폭을 실은 B-29가 상공에 나타났는데 눈깜짝할 사이 비행기에서 오렌지빛을 내뿜었고 0.1초 후에 폭풍이 되었다. 화장실에서 나오는 순간 그 장면을 본 정선주는 바닥에 엎드려 고통과 공포 속에서 떨었다. 간신히 정신을 차려 무너진 병원에서 나와 사람들이 몰려가는 방향으로 뛰다가 강가 제방에 이르러서야 겨우 주변과 눈앞이 보인다. 머리에 화상을 입어 머리카락이 타버린 사람, 얼굴 반쪽만 화상을 입어 녹아내린 사람, 형태도 없는 천조각을 옷이라고 걸친 사람, 심하게 얼굴이 부어오르는 사람, 등 성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들은 거의 벌거벗은 상태로 달리고 있었다. 그런 광경을 넋을 잃은 채 쳐다보다가 일행인 태석을 만난 주선은 같이 온 징용공을 찾아다니다가 곽선출을 만난다. 상의를 벗어버린 채 제정신이 아닌 그는 가슴과 얼굴에 화상이 뚜렷하고 부어오르고 있다. 그사이 선동호도 만났는데 거의 탈진 상태이다. 일행을 더 찾을 수 없어 정신없이 걷다가 신사로 들어섰는데 그곳도 이미 피난민들로 꽉 찼다. 끊임없이 이어지는 피난 행렬을 따라간 히가시 연병장에서는 배급 주던 군인이 주선 일행이 조선인이라는 것을 알고 절반도 안 되는 양만 땅에 뿌리고 가버린다. 화상치료라고 기계에 칠하는 윤활유를 발라주고 가제를 덮어주는데 조선인에게는 그런 혜택도 없다. 군인들이 미국이 히로시마 상공에 신형 특수탄을 투하해 반경 일천 미터는 건물이 완전히 사라졌고, 수많은 사람이 재가 되고, 도심을 관통하던 강도 열탕으로 변했다고 한다. 선동호는 불과 몇 분 사이에 머리카락이 거의 뽑히고 없다. 일본 군복을 입은 진주가 고향이라는 사내가 주먹밥을 나눠주며 히로시마를 뒤덮은 폭탄은 원자폭탄이라고 하면서 반경 십 리 이내의 사람들이 열에만 노출되어도 죽거나 병신이 된다고 한다. 증상의 차이는 그 빛에 많이 노출된 사람하고 덜 노출된 사람의 차이라고 했다. 주선은 비로소 자신이 폭탄이 터지는 순간 화장실 안에 있었던 사실을 떠올리면서 화상을 입지 않은 이유를 깨닫는다. 날이 밝기 전에 곽선출과 선동호는 결국 싸늘한 주검이 된다. 구루마를 밀고 온 군인들이 쓰레기 치우듯 그들을 거적에 싸서 싣고 가버린다. 얼굴 한쪽이 부어오르고 왼쪽 눈이 거의 보이지 않는 산하는 숨이 가빠지고 소리가 약해지는데도 자신이 1921년 신유생이고 고향에는 주영단이라는 처와 원석이라는 아들이 있다고 한다. 산하는 “원석아, 원석아!”두 번 부르면서, 음력 유월 그믐날 저녁 주선의 손을 잡은 채 세상을 떠난다.
「바우가 넘은 고개」는 마을에서 바우라고 불리는 괴팍한 인물 이야기이지만, 이 작품 역시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를 다룬다. 글을 쓰는 나는 방촌이라는 마을 입구에 작은 헌 집을 매입했는데 그곳에서 건달 같은 인상의 박신규를 만난다. 이장은 바우라고 부르는 그가 술만 마시면 거친 놈이니 조심하라고 한다. 집 거실 겸 서재에 쌓인 책을 보고 나를 작가형님이라고 부른 박신규는 일본 책을 보고 일본말도 아느냐고 묻길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원폭에 관한 글을 쓰는 데 참고하려고 구해놓은 자료들이라고 하자, 자신의 아버지도 해방 전에 일본에서 살았다고 한다. 혹시 히로시마에서 살았냐고 묻자 잘 모른다고 하면서 돌아간다. 그후로 나에게 박신규는 흥미로운 관찰의 대상이지만 본인이 신상을 말하지 않아 옆집에 사는 앵님댁 아주머니로부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게 된다. 철도 공무원 자녀라 아버지가 일했던 보선반에 취직한 박신규는 처음에는 돈도 모아 집도 사고 아들딸 낳고 잘살았다고 한다. 그런데 앞 동네 살던 선배가 부부 싸움 끝에 아내를 죽였는데, 선배의 부탁으로 몰래 시신을 묻어 주는 일을 하다가 발각되어 꼬박 4년간 감옥을 살고 나오니 아내와 아이가 없었다. 그때부터 박신규는 술주정이 심해지고 걸핏하면 행패를 부리지만 약국을 하는 누나 순정이가 마을에 많은 도움을 준 덕분에 마을 사람들이 참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는 내가 박신규의 집 앞을 지나는데 ‘바위고개’라는 노래가 들려 인기척을 했더니 모자를 눌러 쓴 박신규가 나오면서 몸이 안 좋아 쉰다고 했는데 겨울부터 도통 보이지 않았다. 해를 넘긴 5월 어느 날 순정이 딸과 함께 마을에 나타나 지난 5월에 박신규가 혈액암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가 죽기 전에 나에게 주려고 했다는 박스를 전해주면서 자신의 아버지 박충섭이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였다고 한다. 그는 본부인과 사이에 아들을 낳았지만 장애로 일찍 죽었고, 부인도 원자병으로 죽었다고 한다. 순정은 자신의 아버지도 결국 그 병으로 돌아가신 것이라 했다. 자료에 의하면 원자병 후유증으로 가장 많이 나타나는 증세가 혈액암이라고 했다. 순정은 의사에게 아버지의 원폭 피해와 박신규 암의 인과관계를 물었더니 꼭 연관 지어 단정할 수 없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이처럼 히로시마 원폭의 피해다를 다룬 소설들은 하나같이 안타깝고 가슴 저민다. 히로시마 원폭 사건은 발생한 그 이후가 문제이다. 특히 피해자들의 삶은 그동안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실존을 살아왔다. 위의 네 편 소설은 히로시마 원폭에 피해자들을 비롯한 가족들의 삶과 운명을 의미 있게 증언한다. 홍광석 작가는 4편의 히로시마 원폭 관련 소설을 통해 국가의 윤리적 실천 의지와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상생 의지를 강하게 묻고 있다.
「유별留別의 시詩가 걸린 풍경」은 떠나는 사람이 남은 이에게 보여주는 이별의 정한을 보여주는 작품이다. 죽음을 앞둔 아버지가 두 아들과 아내는 물론이고, 자신이 심고 가꾼 나무 한 그루 꽃 한 송이를 두고 떠나는 마음을 담은 이별의 언어 풍경을 그리고 있다. 남기고 또 보여주고 싶은 심경이, 더 오래 보고 싶고 안 보면 생각나는 사물과 이별하는 슬픔과 눈물의 애가이다.
이 작품은 인생의 운명과 생태주의의 직조로 사람이 사람답게 살려면 그 터전인 생태를 들여다 보아야 한다는 깨달음을 준다. 죽음을 앞둔 아버지의 심리묘사와 정원으로 상징하는 생태묘사는 장식적이거나 감상적이지 않고 대단히 사실적이면서도 질박한 서정을 자아내고 있어 울림이 크다.
「고원古園의 연가戀歌」는 집안의 친척과 가족들의 반목과 불신 속에서 어린시절을 살아온 화자(나)의 회고가 담담한 고백투의 문장 속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당숙의 부고를 받고 고향을 찾은 나는 별암나루에 앉아 할아버지를 비롯한 친척들의 기억을 떠올린다. 면장을 한 큰할아버지가 아들 없이 요절하는 바람에 셋째 아들이었던 아버지는 큰할아버지의 양자로 대를 잇는다. 그러나 운명적으로 장손이 되었던 아버지를 할아버지는 자신의 아들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뿐만아니라 그 손자들까지 남의 자식처럼 취급한다. 이제는 남의 소유가 되어버린 퇴락한 옛 고향집 사랑채 벽에서 발견한 아버지의 기원이 담긴 퇴색한 글씨 ‘부모천년수父母千年壽 자손만세영子孫萬世永!’를 발견한 나는 ‘별암에 서서 수하천에 밝은 하늘을 다시 볼 수 있을까?’ 하고 깊은 생각에 잠긴다.
「재수 없는 날의 서사敍事」는 ‘법 앞에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는 말이 얼마나 위선적인가를 직설적으로 형상화한다. 나는 근로자대기실에서 만난 타일러공 강봉수 씨 때문에 싸움에 휘말려 참고인으로 형사 앞에서 앉았는데 말을 더듬어 본인의 뜻을 제대로 전달할 수 없다. 형사는 그런 나를 참고인이 아닌 피의자 취급을 했고, 내 말을 믿거나 제대로 들으려고도 하지 않는다. 건축 현장을 떠돌던 20대 후반, 폭행 피해자였는데도 폭행 가해자가 되어 억울한 6개월 감옥을 산 전과기록을 형사는 자꾸 인용한다. 수사과장이 어쩌다 내 가방에 넣어둔 시집이며 면허증과 메모장을 봤는지, 형사는 그게 전화위복이 된 셈이라며 태도를 바꾸어 그만 돌아가라고 한다. 나는 전화위복이 이때 적용하는 사자용어인가 싶지만, 경찰서 현관까지 따라 나온 형사가 악수하자고 내미는 손을 노동으로 단련된 팔뚝에 힘을 주고 꽉 쥐어버린다.
「폭풍 속의 종이비행기」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가난하게 살아가는 고등학생 요섭의 삶을 그린 작품이다. 평범한 가정의 평범한 아이로 살던 요섭은 엄마가 바람이 나서 아파트 저당 잡힌 돈을 가지고 사라지는 바람에 중학생인 누나와 함께 시골 할머니 집으로 내몰린다. 아버지는 요섭이 중학교 2학년 때 시골 철로 변에서 시체로 발견된다. 그때부터 요섭은 매일 기린이 온다고 외치는 할아버지와 어린 나이에 가장 노릇을 하는 손자에게 미안해하는 할머니와 함께 산다. 작은아버지는 틈만 나면 찾아와 내 명의로 되어 있는 논 한 마지기를 가져가려고 나를 괴롭힌다. 시험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중학교 앞으로 물이 제법 급하게 흐르는 개울가를 장난치며 걷던 중학생 가운데 하나가 빠졌고, 나는 흙탕물 속으로 몸을 던진다.
「그 길에서 부르는 동심초」는 진도 어부의 아들로 태어난 내가 유학 온 목포에서 만난 친구 홍선과의 우정, 이별의 정한을 그리고 있다. 목포 부잣집 아들 흥선은 자취하던 나를 자기 집으로 끌어들여 고픈 배를 채워준다. 대학에 진학한 홍선은 10·28 건대항쟁에 앞장선다. 팔천여 명의 경찰과 헬기 두 대까지 동원한 진압 작전 끝에 1,447명을 연행하였고, 1,280명을 구속한 역사에 남을 현장에서 저항하다 감옥에 갇힌다. 나는 그때 대학을 다니다가 자원입대해 전경으로 차출되어 대학생들 앞을 막아서는 중이었다. 포상휴가를 나와서도 홍선이 면회를 가지 않았는데, 지금까지도 자책과 미안함으로 남는다. 나는 복학 대신 공무원 시험 준비를 해 9급 행정직으로 공무원을 시작한다. 우여곡절을 겪은 홍선은 97년 대선을 앞두고 또다시 동향의 대통령 후보 캠프에 들어갔으나 여당 국회의원 보좌관이었다는 전력 때문에 정착하지 못한다. 하지만 성공한 부모 형제 덕에 건설회사 명함을 들고 다니며 결혼도 했지만 1년 만에 이혼한다. 틈만 나면 국내외로 여행을 다니던 홍선은 진도에서 귀가하던 중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난다.
이처럼 홍광석 작가의 소설집 『유별留別의 시詩가 걸린 풍경』은 이 땅의 음지에서 힘들고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군더더기 없는 적확한 언어로 사실적이면서도 소박하게 묘사해 그들이 살아가고 있는 현주소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그러면서 국가의 국민에 대한 정치적 탄압은 줄었지만, 우리들이 자신의 삶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진지하게 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