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은 그 자체로 무한한 가치를 지닌 존재이다. 기후위기 시대에 온실가스를 차단하고, 녹색댐 역할을 하며 심신의 안정을 주는 자연의 보고이자, 사계절을 따라 변화하는 숲은 그 속에 어우러진 나무와 풀꽃들로 인류에게 깊은 위로와 감동을 선사한다. 《숲해설가가 들려주는 우리 나무, 풀꽃 이야기》는 우리에게 친숙한 169종의 나무와 풀꽃을 생태학적 특징은 물론 역사와 문학을 아우르는 이야기로 담아낸 책이다.
저자는 나무와 풀꽃에 생태학적 동정 포인트와 더불어 그 속에 담긴 유래, 전설 및 일화, 등으로 인문학적 상상력을 덧입혀 마치 나무와 풀꽃이 살아 돌아와 우리에게 말을 건네는 듯한 인상을 준다. 예를 들어, 노란빛으로 봄을 알리는 복수초는 차가운 눈을 뚫고 피어나 생명의 강인함을 전하고, 향나무는 자기를 찍는 도끼에 향기를 묻히는 관용과 화해를 상징하고 있다. 또한 느릅나무의 껍질이 과거 구황식물로 애용되었다는 이야기, 버드나무가 조선 최초의 왕비인 신덕왕후의 지혜와 맞닿아 있다는 전설 등은 식물의 생태를 넘어 우리 문화와 삶의 일부였음을 새삼 깨닫게 한다.
책에는 각 식물에 대한 이해를 돕는 문학적 묘사와 팁도 풍부하게 수록되었다. 수록된 문학 속 표현들은 독자가 나무와 풀꽃을 감상할 때 한층 더 깊은 정서적 울림을 주며, 일상에서 숲을 만나는 법을 안내한다. 특히 식물 간의 차이를 섬세하게 비교 분석해주는 설명은 자연에 대한 흥미를 자극하며 관찰력을 길러준다.
이 책은 단순한 식물도감을 넘어 우리 주변 자연의 숨결과 이야기를 전달하는 인문학적 생태서이다. 나무와 풀꽃을 통해 자연을 이해하고, 인문학적 상상력을 펼치며, 숲과 인간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시간을 경험하게 한다.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독자는 사시사철 이어지는 숲의 향연 속 VIP 초대석에 앉아 자연이 주는 감동을 온전히 누리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