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은 항상 내 마음 같지 않습니다.
내 뜻대로 되는 일이 없으며, 여름에는 비상하더라도 가을에는 추락하는 것이 우리들의 삶입
니다. 간혹 운 좋게 원하는 것을 손에 넣게 되는 일이 있지만 그 마저도 성큼 다가온 불행에
의해 흘려보내게 됩니다. 책의 저자이자 주인공 ‘먼지’는 말합니다. “대체 언제부터 내가..이렇
게 되어버린 거지? 예전의 나는 분명, 분명히 이렇지 않았는데....”
주인공인 먼지는 스물한 살의 미대생입니다. 그녀는 자신만의 이상향이 뚜렷하며 원하는 바를
이루기 위하여 끊임없이 노력하는 인물입니다. 그러나 아르바이트에서의 부적응, 또래 친구들
사이에서 느껴지는 벽, 생각보다 부진한 캐리커쳐 사업 등으로 점점 삶이 뜻대로 흘러가지 않
음을 체감합니다. 남들이 관심 갖는 것에 관심이 없으며 자신만의 길을 개척하고 싶었던 예술
가인 그녀는 드넓은 정보의 홍수 속에서 그만 방향을 잃고 헤매입니다.
불안정한 마음으로 하루하루 버티던 그녀는 결국, 마음의 병을 얻으며 여태까지 보여준 삶에
대한 열정과 희망을 모두 내려놓고 방 안으로 숨게 됩니다. 누구의 연락도 받지 못하고, 밥
한 숟가락 넘기지 못하며 제멋대로 삶을 끝내버릴 생각까지 합니다.
그러나 삶을 끝맺는 것은 너무나도 무서운 일이었으며 그녀를 걱정하는 주변 사람들의 개입으
로 그녀는 자꾸만 삶으로 건져 올려집니다.
삶이라는 수면 위에서 도무지 숨을 쉴 수가 없었던 그녀는 외칩니다. “저기..나는 ‘무지는 죄
다’라는 말에 동감하거든- 나는 내가 이렇게 아무것도 모르는 게 죄라고 생각해..그런데도 괜
찮아?” “나..살아도 될까?” 이에 그녀의 친구가 ‘번개’가 답합니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다
아는 척, 자신의 의견이 맞다고 빡빡 우기는 게 더 잘못이지.” “모르면 배워가면 되지..걱정하
지마. 너는 잘못한 거 없어.”
삶이 내 뜻대로 흘러가지 않아 괴로울 때, 우울한 감정을 터놓을 데가 없어 외로울 때, 어떻
게 해야 이 끝없는 자책감을 떨쳐버릴 수 있는지 의문일 때, 먼지와 친구들은 당신의 곁에서
묵묵히 함께해 줄 것입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걱정하지마, 너는 혼자가 아니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