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르몬산의 이슬로 쓴 치유 시편
김 성 구/ 시인, 철학박사, 문학평론가, 국제문학 발행인
시제에서 소개하고 있는 헤르몬산[Hermon Mt.]은 안티레바논산맥 남쪽 끝의 레바논과 시리아 국경에 있는 산으로 해발 고도 2,814m의 높은 산이다. 산 이름인 헤르몬이란 말은 "금지된 장소"라는 뜻으로 옛날부터 성스러운 산으로 숭배되었다. 헤르몬산 정상은 만년설로 덮여 있어서 1년 내내 하얗게 보인다. 그 눈이 녹아내리는 물은 요르단강의 수원을 이룬다. 헤르몬산은 1967년 중동 전쟁 이후 산의 남쪽과 서쪽 100㎢에 걸친 골란고원 일부를 이스라엘이 관리하고 있다.
헤르몬의 이슬을 마시는 자는 죽음에서 살아나고, 질병에서 고침을 받고, 속박에서 자유하게 된다는 영적 믿음에 근거한 신앙으로 숭배하는 이들의 노래를 듣게 된다.
하나님은 헤르몬산의 이슬이 강이 되어 세상으로 흐르게 하신다.
시인이 헤르몬의 이슬을 마시면 그 영혼은 맑은 영혼으로 거듭나리라. 창조하신 그분은 모든 것에게 시(poem)를 담아주셨다. 창조주께서는 그 모든 시가 가득 들어 있는 우주를 통치하고 다스리며 가꾸는 책임을 사람에게 주셨다. 그래서 피조물 중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사람이다.
헤르몬산의 이슬인가 봄비인가
봄비 내리는 토요일 아침에 벚꽃이 목욕을 하고, 창밖에 내리는 빗물이 마음속으로 스며들기 시작했다. 봄동산에 아지랑이가 아롱이듯이 그리운 사람들이 떠오른다. 봄비에 눈물을 섞어댄다. 스르르 미끄러지던 자동차는 번영로로 들어간다. 흙 속에 묻힌 벗들이 보고 싶어지는 봄비 내리는 아침이었다.
그립구나
이 세상 어딘가에 그들이 있다면
당장 달려가 입맞춤하련만
세월이 앗아간 벗들이여!
흙 속에 묻혀버린 벗들이여!
재회의 날을 기다리며
힘차게 오늘을 시작하련다
- 「봄비 내리는 아침」 중에서
우리네 인생을 살아가노라면 희비애락이 촌음을 다투면서 자리를 차지하려고 경쟁한다. 더욱이 큰일을 성취한 후에 찾아오는 공허함은 무기력하게 만들어 간다. 세계사에서 위대한 일들을 이루었던 사람들도 하나같이 겪어야 했던 낙심과 슬럼프는 위대한 엘리야에게도 찾아왔었다. 그러나 위대하신 그분이 친히 찾아오셔서 어루만져주셨다. 오늘날에도 그와 같은 기적같은 일들이 금작화 밑에서 계속된다.
피골이 상접한 엘리야여
죽음을 자초한 기도를 드리며
내 생명 거두어 주심을 간구하였구나
-중략-
오! 엘리야는 비틀거리며 도망치다
금작화 아래 쓰러졌구나
그러나 여호와의 천사가
물을 먹여 그대의 목젖을 젖게 하고
죽을 먹여 창자를 채워 주셨구나
오! 비로소 엘리야는 낙망에서 깨어
새로운 기력으로 현실을 보는구나
금작화 그늘 아래 믿음의 용기를 다시 얻고
일어나게 되었구나
참 하느님의 따스한 손길은
충성스런 엘리야를 다시 세워
일으키셨구나!
- 「금작화 그늘 아래」 중에서
인생은 매일 아침을 맞이하는 것처럼 살아갈 때 행복해진다. 우리가 이 세상 살아갈 때에 지치고 힘들어 쓰러질 때가 종종 있다. 시인은 찬란하게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면 새 힘이 솟아오른다고 말한다. 어둠을 뚫고 떠오르는 저 찬란한 진홍빛 광무를 보아라. 지칠 줄 모르고 힘차게 떠오르는 태양을 바라보면서 다시금 새 힘을 얻게 되는 것이다. 바로 이 순간이 창조주께서 지친 영혼에게 헤르몬산 이슬을 내려주는 순간인 것이다.
저 찬란한 진홍 빛의 광무
보아도 보아도
지칠 줄 모르는 끝 없는 전율
동녘의 불덩이가 올라온다
여호와의 손길이 움직인다
인류를 향한
뜨거운 사랑이 꿈틀거린다
- 「신년의 새 아침」 중에서
매일 아침 영롱한 아침햇살이 풀잎에 맺힌 이슬에 비치면 헤르몬산의 이슬이 되어 지친 영혼을 소생시키는 명약이 된다. 새벽공기를 마시며 공원 숲 길가를 걸으며 아침이슬에 적셔보라. 꿈틀거리며 새 힘이 솟아날 것이다.
인간이 만들어 놓은 빌딩의 숲
드높이 세워진 문명들이
인간을 삼키려 내려다 본다
- 「도시의 야욕 」 중에서
불빛 찬란한 도시의 야경을 보며 감탄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좀 더 눈을 크게 뜨고, 귀를 쫑긋 세우고 살펴보라. 화려한 유혹의 불빛은 기름 그릇으로 떨어지는 나방이 되게 하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저 광활한 것들로 인해
나의 가슴은 저미고
두려움에 사로잡힙니다
그 능력의 무한함과
자비로움까지 끝이 없으니
내 어찌 감사치 않으리오
웅대한 찬양과 영광에
몸을 사립니다
영원무궁토록 여호와여
끝없는 숭배를 받으소서
창조주로서 참 하느님으로서
인류의 아버지로서!
- 「하늘과 별과 나 Ⅱ」 중에서
치유의 시인 김귀자 작가는 밤하늘에 반짝이는 별을 보면서 창조주의 웅대함과 영원무궁하심과 그 자비로우심에 심장이 요동치는 것을 주체할 수 없어 두 번째 시집을 냈다.
많은 사람들이 내 영혼의 치유를 경험한 시인의 고백들을 가까이 한다면 그들도 동일한 치유를 경험할 것이다. 이처럼 시인의 시 한 줄이 생명을 살리는 헤르몬산의 이슬방울이라 할 것이다.
우리가 모진 풍파 심한 이 세상을 살아갈지라도 저 높은 하늘을 펼치시고 그 곳에 별들을 걸어놓으시고 반짝이게 하신 분을 기억하자. 온 인류를 지으시고 무한한 사랑을 베푸시며, 자비로움이 끝이 없으신 영원한 치유자 여호와만 바라보며 감사의 시 한 편을 읽는 여유의 삶을 살아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