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권력을 쟁취한 미실
vs 사랑과 운명을 이기고 스스로 왕이 된 선덕
당대의 팜므 파탈로 여러 왕들에게 총애를 받으며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던 미실
그리고 왕의 딸이지만 한때 버림받았다가 왕녀의 길을 스스로 개척해 가는 선덕...
그녀들의 화려한 카리스마 대결이 펼쳐진다.
선덕은 어떻게 한반도 최초의 여왕이 되었을까? 우리가 배운 선덕은 왕위를 물려받을 왕자가 없기 때문에 왕이 될 수 있었고, 모란꽃의 향기가 없음을 알아볼 정도의 지혜를 지닌 여인이었다. 그러나 이 책에서는 불같은 사랑과 야망, 그리고 미실의 음모에 맞서서 싸우는 카리스마, 신라의 영웅들인 화랑도를 자기의 사람들로 끌어들이는 리더십 등이 넘치는 생생한 선덕여왕을 보여 준다.
선덕은 진평왕의 둘째 딸로 태어나 부귀영화를 누리며 자랐지만 불같은 첫사랑에 빠져 궁에서 쫓겨나는 좌절을 겪었다가 왕녀로서의 길을 깨닫고 다시 돌아와 미실과 정면 승부에 도전한다. 더구나 왕궁에는 진평왕의 총애를 믿고 권력을 휘두르는 미실뿐만 아니라 폐위된 전 진지왕의 아들로서 잃었던 왕위 계승권을 되찾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용수용춘(김춘추의 아버지) 파가 있다.
팽팽한 대치 속에서 왕위를 빼앗으려는 왕위를 노리는 미실이 반란을 일으키고, 선덕과 그녀를 따르는 화랑들의 반란 진압에 나선다. 신들의 나라 신국(신라)의 왕은 누가 될 것인가.
반란을 진압하고 한반도 최초의 여왕으로서 등극한 선덕, 그녀가 반대파를 어떻게 포섭하고 지지자들과 함께 삼국통일의 기초를 닦아 나가는 과정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사랑과 야망, 권력을 모두 거머쥔 그녀는 일과 사랑 모두를 원하는 현대여성의 로망이 될 것이다.
“사랑과 야망, 둘 다 갖는 것이 욕심이란 말이냐!
너를 갖고 또 세상을 다 가지리라!”
남자에게 사랑을 바치기보다는 남자를 가져버린 여자,
왕의 권력을 얻기보다는 스스로 권력을 쟁취한 여자의 이야기
누구도 이야기하지 못하던 사랑과 권력을 쟁취한 여자의 일대기를 말한다. 권력자의 사랑을 받아 부귀영화를 누린 여자나, 예술적 끼와 재능으로 빛나던 여자들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런 차원을 넘어 천하를 가져 버린 여자의 이야기다.
다른 시대에 비해 여성이 자유로웠다는 신라도 부계혈통과 장자를 중시하는 남성중심의 사회였다. 그런 한계 속에서 정적들의 견제와 음모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칼을 들었고, 신국을 위해 운명에 맞서 목숨을 걸고 싸우며 왕위에 올라 어떻게 삼국통일의 길을 열어가는 과정을 빠른 이야기 전개로 풀어냈다.
왜 신라에서만 여왕이 존재했는가. 박진감 넘치는 소설을 읽다보면 신라의 왕위계승의 비밀을 함께 발견하게 된다. 우리가 믿어 왔던 김춘추가 삼국통일의 영웅인가 하는 가설에 대해서도 한번쯤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다.
유교주의적 사관에 의해 저술된 <삼국사기> <삼국유사>만으로는 풀 수 없는 선덕여왕의 숨겨진 이야기를 작가는 신라인이 직접 쓴 <화랑세기>의 은밀한 내용을 함께 넘나들며 소설로 완성했다. 작가는 “선덕이 점점 자라자 용봉의 자태와 태양의 위용이 왕위를 이을 만했다.”는 화랑세기의 기록에서 출발하여 선덕이라는 한 여성을 생생하게 되살려 냈다.
화려한 아픔을 지닌 선덕, 그녀의 심장은, 여성 대통령이나 여성 총리가 더 이상 낯설지 않은 21세기의 우리 안에 여전히 살아 있다. 사랑과 운명을 이기고 꿈을 이뤄가는 선덕의 이야기는 우리들에게 역경이 가득한 이 세상을 살아가는 희망을 발견하게 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