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동의 실제 수프 상담소에서 만난
2030손님들의 고민 대잔치
커피 한잔에서 시작된 한 마디가
현실의 수프 가게로 탄생하다!
전 직장 동료이자 파트너였던 세 사람, 우연히 퇴사 시기가 겹쳐 카페에 모여 앉았다. 이때 한 명이 황당한 한 마디를 던졌다. “이 커피 잔에 수프를 담으면 어때요?” 서울시 청년활동지원센터에서 일하며 청년들의 마음에 문을 두드릴 방법을 고민했던 이 세 사람에게 ‘청년’이라는 단어는 마치 삶의 미션처럼 남아 있었다. 청년들이 커피 한잔 하듯 가볍게 와서 든든한 수프로 빈속을 채우고, 사연을 보내주면 여기에 답장을 보내자는 기획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20년 된 베스트셀러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를 언급하며 호기롭게 나선 이들의 프로젝트는 과연 현실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
대망의 오픈일. 2024년 6월 27일, 오픈 두 시간 만에 세 사람은 주방에 모여 소곤거리기 시작한다. “우리 망한 거 아니에요?” 첫날 다녀간 손님은 고작 18명. 오픈 2일차, 수프를 가득 담은 냄비의 무게만큼 무거운 마음으로 가게 문을 연다. 그런데 어디선가 천사 같은 손님들이 줄줄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결국 42명의 손님이 다녀가며 무거웠던 냄비를 텅 비우게 된다. 아빠와 함께 온 두 살배기 손님, 아홉 살 된 유튜버, 지나가다 들른 망원동 주민까지 다양한 손님들이 방문했다. 그리고 사연은 가득 쌓였다. 이후 두 달간 수프 가게 주인장들은 저자로 변신해 이들의 고민에 답하기 위해 매주 회의를 이어갔다. 이 책에는 그 결과물이 담겨 있다.
망원동에서 수집한 20-30대의 가장 큰 고민은?
망원동에서 수집한 요즘 2030의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일까? 바로 ‘일’이었다. 청년들의 ‘일 고민 백과사전’이라 해도 무방할 정도로 일과 관련된 다양한 고민이 접수되었다.
“저도 빨리 일을 시작해서 빨리 실적을 쌓고 빨리 인정받고 싶어요. 그러려면 시작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야 할 텐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16쪽)
“일을 하면 할수록 임금과 지위가 낮아지는 기분이에요. 프리랜서를 꿈꾸며 조직 생활과 사이드잡을 병행하고 있지만 전업을 하기에는 아직 역량과 수입이 부족해요.”(21쪽)
“좋아하는 일을 오래오래 하고 싶은데, 직장 일과 창업 준비를 지속하기가 힘에 부쳐요. 이럴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27쪽)
“이직 N개월 차 ‘프로 이직러’입니다. 매일 출근해 열심히 업무에 임하고 있지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어울리지 않는 직업을 가진 기분이에요.”(67쪽)
“피드백을 잘 받아들이는 방법이 없을까요?”(72쪽)
“프리랜서로 오래 먹고사는 고수 분들의 노하우가 궁금해요.”(82쪽)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출근 없는 생활의 달콤함을 알아버렸습니다. 노는 게 너무 좋아요! 이렇게 허송세월하다가 다음 경력을 이어나가지 못할까 봐 걱정입니다.”(127쪽)
“뭐가 됐든 일단 취업은 해야 될 것 같은데 불가능해 보여요. 사실 저는 그 무엇에도 재능이 없는 것 같아요.”(146쪽)
“거의 10년 동안 전업주부로만 살아왔는데요. 이 생활을 끝내고 일을 시작하려고 해요. 예전 경력을 살리자니 까마득해서 새로운 일을 시작하려고 공부 중입니다.”(89쪽)
직장에서 시니어가 주니어로부터 가장 듣기 두려워하는 말이 ‘3요(“이걸요? 제가요? 왜요?”)’라고 하지만, 수프 상담소에서 실제로 만난 20-30대는 자신의 능력을 높이기 위해 직장 안팎에서 고군분투하고 있었다. 직장이 자신의 미래를 책임지지 않기에, 대체될 수 없는 자기만의 포지션을 찾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책의 1장, 3장, 5장에는 직장과 사이드잡을 병행하고, 퇴사를 고민하고, 꼭 맞는 자리를 찾아서 이직하고, 새로운 기술을 익히며, 창업 혹은 프리랜서에 도전하는 이들의 생생한 고민이 담겨 있다.
두 번째로 많이 접수된 고민은 ‘관계’에 관한 것이다. 부모로부터 독립해 자신의 삶을 일궈나가는 청년기에도 가족에 관한 고민은 계속된다. 부모와 떨어져 자취를 시작한 20대 여성은 자신의 안전을 고민하고, 혼자 사는 삶에 익숙해진 30대는 역으로 부모를 돌봐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다. 갱년기가 온 부모님과 공존하는 방법을 찾는 청년, 백일 된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로서 돌봄을 나눌 방법을 고민하는 여성의 사연 등을 통해 생애 주기 어떤 장면에서든 ‘돌봄’은 필요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이 외에도 친구, 연인, 동료 등 관계를 둘러싼 다양한 현실이 반영된 고민을 만날 수 있다.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저만 이런 고민을 한 게 아니었군요.” 사연을 읽는 회의 중에 가장 자주 나온 말이다. 하는 일도, 배경도, 생김새도 다른 이들의 고민에서 저자들은 내 안의 고민들을 다시 마주했다. 저자들은 글 너머 사연자의 마음에 가닿으려 애쓰며 때로는 당사자에게 직접 연락하기도 하고, 저자들 안에서 풀리지 않는 문제는 주변인들에게 전화로 조언을 구했다. 해결책을 모색하는 과정에서 주인장들은 소중한 선물을 얻었다. 그것은 바로 우리가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이었다.
저자들이 건네는 조언들이 정답이 아닐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감정을 수용하고, 현실을 똑바로 바라보며, 문제를 해결하려 애쓰는 과정에 있다. 혼자 이 과정을 감당하기 어려울 때 누군가가 귀를 기울여주는 것만으로도 때로는 힘이 된다. 독자들이 혼자 고민을 안고 뜬눈으로 새벽을 맞지 않기를, 곁에 있을 누군가를 떠올리길 바라는 마음으로 저자들은 상냥한 답장을 띄워 보낸다.
“혼자 고민하지 마세요. 언제든 수프 상담소를 찾아주세요. 여러분을 위한 따뜻한 수프 한 그릇, 이야기 꾸러미가 준비되어 있답니다.”(163쪽)
■ 독자들의 리뷰
비슷한 고민이 많아 그 자체로 위로가 되네요. 언젠가 수프 상담소에서 만나고 싶어요.
—y***5
방황하는 직장인으로서 사연들에 공감되고, 따뜻한 위로가 와닿네요.
—g*****o
연휴 동안 가족들과 지내며 생각이 많았는데, 간접적으로 고민 상담 받는 기분이네요:)
- y******i
누구나 있을법한 고민인데 이렇게 말해주는 사람은 없었던 것 같아요. 오늘도 위안 얻고 갑니다!
- h*********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