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보니 청담동에 삽니다”
청담동에 살게 된 평범한 소시민이 발견한
반전 가득 인간미 넘치는 진짜 청담동 이야기
좋은 인생이란 무엇일까. 속마음을 털어놓을 수 있는 사람들이 곁에 있고, 그들과 부대끼며 살아가며 서로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는 것. 이를 좋은 인생이라 정의한다면 우리는 머무는 곳과 자주 만나는 사람들이 삶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을 것이다.
‘청담동’이라 하면 무엇을 가장 먼저 떠올릴까? 유명인이 사는 곳, 최고급 명품 브랜드숍이 즐비한 곳, 한 끼에 몇십만 원을 지불해야 하는 파인다이닝 레스토랑이 늘어선 곳. 그래서 ‘청담’을 부유함과 고급스러움을 상징하는 단어에 붙이곤 한다. 빈부격차 스펙트럼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넓은 이곳에서의 삶은 어떨까? 온갖 ‘척’을 해야 버틸 수 있지 않을까? 하지만 조금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화려함 뒤에 다양한 삶이 공존하는 곳이기도 하다.
청담동에서 11년을 살아온 작가는 평범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 곳이지만 이곳이 생각만큼 특별하지 않다고, 결국 보통의 삶과 다르지 않다고 말한다.
“이웃들이 수상하다.
평범한 척하는데 하나도 안 평범하다”
단단한 스펙과 정신으로 무장한 채
밀도 높은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서 발견한 것들
작가가 청담동으로 이사 온 후, 이곳과 자신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이질감을 느끼며 고민에 빠진다. 밑단이 해진 청바지와 후줄근한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자신이 과연 이곳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을지, 그들과 대화를 하다 자산 상태나 여유롭지 못한 생활 수준이 드러날까 조심스럽고 두렵기도 했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며 마주하게 된 청담동 주민들은 의외로 소탈했다. 그들은 겉으로 보여지는 외적인 것들(브랜드나 집 소유 여부)이 아닌 그들은 내가 어떤 운동을 하는지, 쉬는 시간에 뭘 하는지 등 삶을 어떻게 채워나가는지를 더 궁금해했다.
‘내가 이 동네에 맞는 사람일까? 한 동짜리 아파트에 세입자로 사는 내가,
주행거리 10만 킬로미터가 넘은 국산 차를 타는 내가 이 동네와 어울릴까?’
하버드대학교에서 날아 온 편지로 정체를 알게 된 전 세입자, 한껏 꾸미고 나갔더니 단출하게 입은 옷차림으로 작가를 민망하게 만든 유치원 엄마들, “시드니, 대충 살어. 죽으면 다 끝이야”라며 열심히 해야 하는 건 맞지만 ‘잘 살려면’ 어느 정도 내려놓고 사는 게 필요하다는 삶의 지혜를 일깨워준 청담동 대장금 언니, 비슷한 형편인 줄 알고 마음을 열었더니 100억 부자였던 친구, 전기와 배관 수리를 하다 세상 살아가는 방법을 알려준 철물점 아저씨, 부드러운 미소와 여유로운 태도로 롤모델이 되어 준 백발의 할머니 등 작가는 다양한 청담동 주민들과 교류하면서 청담동에 대한 편견을 점점 벗어난다.
“스스로 단단하지 않으면 금수저도 껍질뿐이다”
보여지는 것에 대한 특별함보다
스스로에 대한 가치에 더 몰입하며 사는 법
작가는 청담동에 살고 강남권 커뮤니티를 이용하다 보니 부자들을 많이 만난다. 처음엔 그저 신기했다. 그리고 부럽기도 했다. 인생에서 굴곡이라는 결 겪어보긴 했을까 의문이 들기도 했지만 그들의 삶도 비슷했다. 장소가 청담동일 뿐. 스스로 단단하지 않으면 금수저도 껍질뿐이었다. 이 책은 그 안에서 벌어지는 인간미 넘치는 이야기와 사람들의 풍경을 시드니 작가만의 시각으로 담아낸다. 작가는 처음에 자신의 결핍만을 들여다보았지만 청담동 사람들과 부대끼며 우정을 쌓으며 온전한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장소와 상관없이 우리는 누구나 자기만의 고유한 삶을 살아간다. 독자들은 시드니 작가가 풀어놓은 서른다섯 편의 글을 통해 외적인 조건을 넘어선 진솔한 삶의 이야기에 깊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남을 배려하고 살아가는 데 있어 무엇이 가장 중요한지, 나를 조금 더 단단하게 만드는 삶의 태도 등을 배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