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내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 답사기
한 달 동안 오토바이로 6,107km 달려
『길에서 역사를 만나다-조선인 강제동원 흔적 찾아 오토바이로 일본일주』는 2025년 광복 80주년을 앞두고 일본 전국에 흩어져 있는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을 찾아 직접 사진을 찍고 글로 기록한 책이다. 일본 규슈, 시코쿠, 혼슈, 홋카이도의 탄광과 댐, 철도 등 일제강점기 조선인의 노동력으로 건설된 각종 시설과 희생자 위령비 40여 곳에 대한 해설과 사진을 담고 있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 활동하는 저자는 일제강점기 조선과 일본의 유일한 바닷길이었던 관부연락선 항로를 따라 일본에 도착한 뒤 한 달 동안 오토바이로 6,107km를 달리며 일본 전국 방방곡곡의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을 답사했다.
특히, 1901년 조선인 150여 명이 동원돼 일본 철도공사 최초의 조선인 동원 사례로 알려진 구마모토현 히사츠선의 오코바역과 1909년 건설 당시 일본 최대 높이의 철도 교량으로 조선인 3천여 명이 동원됐던 효고현의 아마루베철교 등 그동안 국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을 글과 사진으로 남겼다. 또, 야마구치현 시모노세키의 간몬터널과 아키타현의 다자와호 히메관음상 등 일본이 조선인 강제동원의 진실을 은폐, 왜곡하고 있는 현장도 기록했다.
책에서는 조선인 강제동원이 단지 전쟁 수행을 위한 일본의 만행이었다는 인식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일본이 중일전쟁을 계기로 1938년 제정한 국가총동원법 이후 조선인 강제동원이 무차별적으로 자행됐기 때문에 전쟁 당시가 부각됐을 뿐, 조선인 강제동원은 1910년 불법적인 한일병합 이전부터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한일병합 훨씬 이전부터 일본은 치밀한 계획 아래 조선의 경제를 침탈했고, 그 결과 경제 기반이 무너진 조선에서 자국 근대화를 위한 노동력을 확보했다. 그 흔적과 증거를 현장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독자들이 강제동원 현장과 위령비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할 수 있도록 부록에 답사지의 위도와 경도를 표기하였다.
저자는 “광복 이후 80년이 지났지만 일본은 여전히 조선인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다큐멘터리 사진가로서 왜곡과 과장 없이 있는 그대로의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 한국과 일본 두 나라의 발전적인 미래 관계에 도움이 된다는 믿음으로 이번 일본 일주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저자 우동윤은 올해로 20년째 KBS대구방송총국 보도국에서 기자로 근무하며 다큐멘터리 사진작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2020년부터 사진기록연구소 회원으로 다양한 기록 작업에 참여하였다. 2022년 ‘대구청년보고서’로 첫 개인전을 가진 뒤 지금까지 두 번의 개인전을 열었고, 다섯 번의 단체전에 참여했다. 개인 사진집 『대구청년보고서』를 펴냈고, 『군위』, 『228×二二八』 등의 사진집 출판에도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