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2017년 말라파르테문학상 수상, 2014 만해문학상 수상
★ “눈을 뗄 수 없는, 보편적이며 깊은 울림” _뉴욕타임스
★ “역사와 인간의 본질을 다룬 충격적이고 도발적인 소설” _가디언
소설가 한강 『소년이 온다』 2024년 노벨문학상 수상!
5월, 피지 못한 아이들을 위한 영혼의 진혼곡
한강 『소년이 온다』를 파헤치다!
한강은 『소년이 온다』에서 국가 폭력에 희생된 광주의 ‘소년’들을 소환한다. 그들은 5ㆍ18광주민주화운동의 희생자들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세대다. 이 나이 어린 소년들은 왜 5ㆍ18광주민주화운동에 참여하게 되었을까? 그들은 어떻게 죽어갔고, 그들을 향해서 총부리를 겨눈 무장한 군인들과 그들에게 발포 명령을 내린 자는 누구인가? 이에 대해 역사는 제대로 응답해야 한다는 당위의식과 광주에서 행하여진 국가 폭력을 제대로 규명해야 한다는 소명 의식을 갖고 작가 한강은 『소년이 온다』라는 작품을 썼다. 그런데 한강은 ‘소년’의 행동에 초점을 맞추어서 국가 폭력의 문제를 제기하면서도 서사의 관점에서 이를 다루지 않는다. 그렇다면 우리는 한강은 『소년이 온다』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작가의 숨은 의도를 파악하고 좀 더 내용을 깊게 읽을 좋은 방법은 없을까?
『한강, 소년이 온다 깊게 읽기』는 대한민국 최고의 전문가들이 한강의 소설을 바탕으로 5ㆍ18광주민주화운동의 진실과 이 소설의 숨겨진 의미를 이야기한다. 여러 전문가들과 함께 한강의 『소년이 온다』에 나오는 비극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다.
흔히 광주를 다루는 소설은 죽은 자의 훼손된 육체를 묘사하거나 살아남은 자의 고통받는 영혼을 그리거나 광주의 비극을 재현한다. 한강의 『소년이 온다』는 이와는 반대로 죽은 자의 고통스러운 영혼의 목소리를 들려주거나, 살아남은 자의 육체적 수치를 ‘증언 불가능’이라는 장치를 통해 재현함으로써 광주의 참상을 보다 정확히 드러내고자 한다. 나아가 『소년이 온다』는 광주를 다루었던 기존의 소설에서 온전한 역할을 부여받지 못했던 어린 소년과 소녀, 여성 노동자의 증언을 들려주려고 노력한다. 광주를 익명의 집단적 비극으로 의미화 및 역사화하려는 일에 저항하며 고통의 개별성에 주목하는 것이 『소년의 온다』의 성과 중 하나다.
기존의 서사들이 실패한 지점들을 여러 전문가와 채워 나가며 광주를 현재화하는 일을 『한강, 소년이 온다 깊게 읽기』를 읽으며 시도해 볼 수 있다.
『소년이 온다』는 열흘간의 광주민주화운동 기간 중 초반 3일이 지난 이후의 시간에 집중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광주의 폭력성을 증언하는 것이 이 소설의 목적 중 하나이다. 하지만 이 소설은 공수부대의 비인간적 잔인성이나 이러한 폭력성에 무방비로 노출되었던 희생에 초점을 두기보다는, 공수부대의 사격이 개시되어 많은 사상자가 발생하고 시체들이 도청에 옮겨진 이후의 시간들에 초점을 둠으로써, ‘사건’ 이후의 시간에 주목한다. 특히 5월 27일 새벽 계엄군이 도청에 들어오기 바로 전날의 상황으로부터 새벽의 참사에 이르는 시간이 이 작품의 뼈대가 된다.
『소년이 온다』는 그때 그곳에서 죽은 15살 동호를 중심으로, 죽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후 삶을 그린다. 어떤 이들은 죽을 것을 알면서도 왜 도청을 떠나지 않았는지, 그곳에서 죽지 않고 살아남은 사람들은 그 이후의 삶을 어떻게 견디며 살았는지 등이 이 소설의 주요한 테마가 된다. 광주의 비극을 다루는 많은 소설이 그때의 참상을 전시적으로 재현함으로써 우리 모두가 광주와 연루되어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는 데 주력했다면, 『소년이 온다』는 그때 그곳에 있었던 자들이 왜 ‘알고도 행한’ 것인지, 그리고 그 이후 어떤 치욕을 감내하며 살아야 했는지에 대해 보다 실존적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기존과 다른 접근 방식 때문에 『소년이 온다』는 독자가 읽기에 난해할 수도 있다. 독자들은 한강의 소설과 함께 『한강, 소년이 온다 깊게 읽기』를 읽으며 작가가 비극을 재현하는 방법이 무엇인가에 관해 심도 있게 생각할 수 있다.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의 평가와 책 말미에 시간대별로 자세하게 소개하는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참고하면 『소년이 온다』와 5·18광주민주화운동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한강, 소년이 온다 깊게 읽기』를 통해 잊히지 않는 비극 ‘광주’를 현재화해 보자.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역사적 사건으로서 ‘기억’하면서 현재적 가능성을 ‘망각’해가는 것이 아니라 광주에 대한 ‘부인된 애도’를 되살리는 일은 우리에게 의미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광주의 비극이 지나간 화석이 아니라 이를 현재화한다면 지금 이 시간에도 자행되고 있는 국가 권력의 폭력을 체감할 수 있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