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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처럼 꽃비가 내린다

그날처럼 꽃비가 내린다

  • 한미경
  • |
  • 소후
  • |
  • 2024-10-30 출간
  • |
  • 208페이지
  • |
  • 149 X 195 X 15mm / 446g
  • |
  • ISBN 9791190528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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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한미경수필가는 자긍심도 크고 상황에 적응하고 어떤 일에 대한 긍정심도 많다.
이화여대 국문과를 나온 재원답게 노력형이면서 추진력도 강하다. 그런 배경에는 조정사였던 아버지의 영향이 강하게 작용한다. 아래의 글이 좋은 보기이다.

나의 행복과 자긍심은 아버지의 눈물겨운 노력의 대가였다. 아버지는 안방을 콕핏으로 만들었다. 비행기 조종석을 영어로 콕핏(cockpit)이라 부른다. 벽에 커다란 계기판 모형을 붙여놓고 그 앞에 앉아서 연습을 하셨다. 오른손으로는 계기판의 스위치를 누르고, 왼손으로는 레버(lever)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 모습을 신기한 듯 바라보았다.
언젠가 비행기에서 내리는데 빼꼼히 열린 문 안쪽으로 콕핏을 본 적이 있다. 작고 답답한 방이었다. 그 닭장 같은 공간에서 아버지는 뜨거운 태양을 온몸으로 받으며 앉아계셨을 것이다.
‘Ladies & gentleman’으로 시작되는 조종사 멘트를 수도 없이 읽고 외웠다. 소심했던 아버지는 그 짧은 멘트도 참 어려워했던 것 같다. 나는 지금도 비행기에서 조종사들의 기내 방송을 들을 때 마다 그 목소리를 듣는 듯하다. 젊은 내 아버지의 목소리.
새벽 비행이 있는 날은 모두가 조심했다. 예민하고 잠귀가 밝은 아버지가 혹여 잠을 설칠까 걱정되어 엄마는 거실에서 TV는 물론 큰 소리로 떠들지도 못하게 했다. 불편하고 불만스러운 적도 많았다. 수많은 목숨을 책임지는 그 일이 얼마나 부담이었을지는 비행기를 직접 타 본 뒤에야 알았다. /
아버지는 조종사라는 직업에 긍지가 대단했다. 하늘을 나는 아버지는 우리 가족에게도 자랑이고 자부심이었다. 조종사의 딸로 살면서 정말 행복했다. 퇴직한 지 30년이 지났지만 아버지의 방은 여전히 콕핏이다. 침대 앞에는 커다란 조종실 사진이 걸려있고, 거실에는 두 대의 비행기 모형이 이륙과 착륙을 하고 있다.
아버지의 인생 비행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조종사의 딸 - 제 10회 항공문학상 최우수상

목차

작가의 글
나는 참 행복한 사람입니다 2

1- 품위있게 나이 들기

자화상 13
사랑을 저축하세요 17
내가 그리는 인생 22
가볍게, 굿샷 26
마지막 임금 31
변신 37
사필귀노事必歸老 41

2- 일상의 소소한 행복

슬픈 나의 젊은 날 47
맥주 예찬 53
선물 59
호르바이트 65
글을 쓰는 이유 70
은이와 강이 76
많이 변했다 81

3- 가족은 나의 그림자


반성문 88
조종사의 딸 93
엄마 102
엄마 시즌2 109
나 가거든 114
그리운 안식처 119
첫 발자욱 123

4- 사유의 시간


고백할 수 있는 용기 130
마지막 수업 135
두 마리 늑대 140
다윈의 후예들의 만찬 145
예수는 어떻게 신이 되었나 151
두바이의 꿈 156
시 계 161

5-여행 풍경

모네와 안도 다다오의 만남 169
나 홀로 산티아고 174
생 텍쥐페리의 고향, 리옹 181
스페인 여행에 대한 소고(小考) 186
새 옷을 입고 191
칭기즈 칸의 후예들 197
뭉게구름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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