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 둘레길 남파랑길과 서해랑길을 홀로 두 발로 걸으며...
“3,270킬로미터의 시작은 한 걸음부터였다. 자신이 살고 있는 마을 길이라도 일단 걸어보자. 매일 조금씩 거리를 늘려보자. 걷지 못하면 앉게 되고 그 다음에 눕게 된다. 눕게 되면 인생이 끝난다. 건강한 몸과 건강한 정신을 위하여 걸어야 한다.”(작가의 변)
작가의 말이다.
이 책에서는 일상적인 여행기처럼 교통편이나 코스, 먹거리를 소개하지 않는다.
남파랑길과 서해랑길을 혼자 걸으며(97일 중 2일은 길동무와 함께 걸음) 자연과 이야기를 나누고, 그 지역의 얽힌 역사를 짚어보고 잘못된 정책들에 대해 필자의 입장에서 의견을 기술하고 있다.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먹거리와 잠자리로 겪었던 어려움, 장거리 걷기를 하며 몸에 나타나는 통증을 극복하는 이야기도 있고, 길을 걸으며 느낀 감상을 19편의 시로 남기기도 했다. 함께 걸으면 쉽게 생각하지 못할 일들이다.
작가는 혼자 걸으며 지역의 역사나 현상을 보다 폭넓게 인식할 수 있었다고 한다. 일부 책에서 지적한 문제는 지자체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하여 발전적인 방향으로 시정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적어 놓기도 하였는데,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노도에 있는 서포 김만중의 초장지에는 묘지석만 둘러놓고 희미한 비석만 있는데 허묘형태로 봉분을 만들어 놓고 안내판을 설치하면 좋을 듯하다.”(20~21쪽)
“몰운대 산허리에 매달린 다대진 동헌은 다대진 성안에 있던 관아 건물 중 남아 있는 부산광역시 문화재이다. ‘산 중턱에 있는 동헌’이 있을 수 있는가? 지금이라도 다대진성 근처로 자리를 잡아 다시 이전해야 할 것이다.”(112쪽)
작가는 코리아 둘레길을 명품 길로 바꾸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걷기 길이 없는 도로는 한쪽으로 차선을 이동하고 한편에 도보길을 만들고, 길을 넓히지 못하는 곳은 바다 쪽으로 데크길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처럼 곳곳에 걷기 길을 넓힐 곳이 많이 보였다고 한다.
작가는 남파랑길과 서해랑길을 홀로 두 발로 걸으며 다음과 같은 걷기 노하우를 독자들에게 선물하고 있다.
첫째, 혼자 걷기: 혼자 걸으며 자신을 되돌아보고 자연과 친구가 되어 즐긴다.
둘째, 걷기 앱에 의존하지 않기: 둘레길 리본 등을 따라 걸으며 자유롭게 걷는다.
셋째, 몸의 신호에 대처하기: 몸에 통증이 나타나면 쉬고, 걷기 일정을 조정한다.
넷째, 식사에 대해 대처하기: 컵밥, 컵라면, 빵이나 떡, 보온 물통 등 비상시 대책이 필요하다.
혼자 걷기의 어려움은 존재한다. 그것도 삼천킬로미터가 넘는 거리를 걷는다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잠자는 문제, 식사 문제, 육체적인 문제 등 다양한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은 간접적으로나마 걷기를 도전하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리라 생각된다.
많은 다양한 경험들과 사연들이 이 책 속에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