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헌석 문학평론가
#1 - 정연용 선생의 서문(책머리에)에 자신의 내면과 정서를 오롯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의미 단락에서는 자신의 작품을 〈울퉁불퉁 살아온 삶/ 맨땅에 박치기하면/ 이마가 아픈 것이 아니고/ 가슴이 아픈 것을/ 참아가며/ 살아온 발자취〉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선생의 작품에는 이와 같은 간난신고(艱難辛苦)가 내재되어 있지만, 스스로 평가한 것보다는 보람과 행복이 더 많은 분량이어서, 겸양의 미덕의 소유자임을 알게 합니다.
#2 - 겸양도 지극하면 오히려 자만에 닿아 있을 터인데도, 선생은 그러한 자세를 평생 유지하고 있습니다. 시집 『달빛사랑』 『인생길 옆 주막집』 『찻잔의 행복』, 동화집 『숲속의 눈물』 『해바라기와 할머니』 『딱따구리 5남매』 등 이미 6권의 작품집을 발간한 분이며, 여러 문학상을 수상한 분인데도 〈수필이라는 이름으로 써보고 싶었는데/ 글쓰기를 배운 적이 없어/ 생각한 것이 제대로 써지지 않았습니다.〉 〈내가 쓴 글/ 내가 감동해야 하는데 그러질 못합니다.〉 〈읽으시는 분의 넓은 아량 부탁드립니다./ 부끄럽습니다.〉라는 언급은 겸양의 극치를 이루고 있습니다.
#3 - 정연용 선생의 수필집 『그때가 좋았어』에는 책 제목처럼 흘러간 추억을 중심으로 집필되어 있습니다. 추억어린 글에서도 세상에 내놓을 잠언(箴言)이 독자들의 가슴에 공감대를 형성하리라 믿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귀하게 여기지 않는 세상은 잘못된 세상이다. 우리 서로 화합해서 웃으며 살아보세.〉
〈엄숙한 분위기에서 부르는 ‘스승의 노래’ 노래가 끝나고, ‘은사님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들리는 힘찬 박수 소리, 교사가 된 것이 자랑스럽기도 하고, 제자들을 열심히 가르치지 못한 반성의 기회도 되었다.〉
〈눈물보다 웃음이 많고, 슬픔보다 기쁨이 많으면 그곳이 어디든 극락이다.〉
〈잘 사는 것ㅇ른 배부른 것만이 잘사는 것이 아니다. 정신적으로나, 물질적으로 여유가 있어야 한다.〉
〈지름길로 빨리 간다는 것이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을 허비하게 되었다. 모르는 지름길은 절대로 가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