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업이 끝났다 하면 우르르 한 몸처럼 몰려다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늘 배가 고파 외상은 물론 옆 테이블 치킨까지 눈독을 들였지만, 흉 될 것 없던 2000년대 초반의 캠퍼스. 가난했지만 외상값, 결제가 늦어지면 적어도 나무 뒤로 숨는 시늉이라도 했었던 염치를 알았던 시절. 경쟁 대상이었으나 친구의 눈물을 닦아 줄 줄 아는 낭만이 흐르던 캠퍼스.
그러나 작금의 캠퍼스는 소양을 갖춘 청년들이 아닌 직업인을 배출하는 직업훈련소로 전락해 가는 모양새입니다. 이제 더 이상 캠퍼스엔 어깨를 걸고 걸어가는 학생도 웃음꽃을 피우는 학생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 책은 오래전 청춘들로부터 받아 놓은 웃음이라는 꽃씨를 얼어붙은 캠퍼스에 파종하는 봄의 전령이고 싶어 기획되었습니다.
누구나 살면서 외상을 주었거나 외상이라는 신세를 져야 할 때가 있습니다. 차고 있던 시계, 목걸이, 반지는 물론 입고 있던 외투와 전공과목 책, 그리고 맡기고 찾고 맡기고 또 찾아가는 학생증까지…. 동원되면서 외상이라는 위기일발의 상황을 타개하려 했지요.
24년간 까치가 받은 담보물과 까치통닭에서 벌어진 깐부들의 드라마 같았던 이야기 그리고 우리 가족의 돛대가 되어 준 감동의 배달 후기 찐리뷰를 세상 밖으로 꺼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