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이었습니다.
하지만 천륜이라는 이유로 내 상처와 고통은 한번도 꺼내보이지 못했습니다.
살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고, 이제 엄마를 떠나기로 했습니다.”
엄마와 딸의 관계는 매우 깊고 끈끈하여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사이이지만, 동시에 가장 벗어나기 어려운 굴레가 되기도 합니다. 특히 나르시시스트 성향의 엄마에게 정서적 학대를 받으며 성장했다면, 건강한 거리두기와 자아 형성은 더욱 어렵습니다. 저자는 남편에게 버림받고 홀로 두 아이를 키워야 했던 엄마 밑에서 자랐습니다. 병든 엄마는 자신의 불행한 삶을 어린 딸에게 털어놓으며, 딸이 자신의 고통을 알아주길 바랐습니다. "자식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산다"며 끝없는 한탄을 쏟아내고, 때로는 험한 말과 욕설로 딸을 몰아세우기도 했습니다. 어린 딸은 그런 엄마가 불쌍했고, 혹시라도 엄마가 자신을 떠날까 두려워하며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고 엄마의 감정 쓰레기통으로 살아갔습니다.
그 고통스러운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저자는 이른 결혼을 하고 한 아이의 엄마가 되었습니다. 한때는 자신도 엄마처럼 나르시시스트 기질을 물려받은 것이 아닐까 두려워 임신을 주저했지만, 반대로 자신은 엄마와는 전혀 다른 부모가 되리라 결심했습니다. 아이를 키우며, 세상 사람들의 "자식을 낳으면 부모 마음을 이해하게 된다"는 말이 틀렸음을 깨달았습니다. 한없이 순수하고 사랑스러운 아이를 보며, 어떻게 엄마는 이렇게 무해한 존재인 나에게 그토록 모질고 큰 상처를 줄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과 함께 더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결국 저자는 몸과 마음에 병이 들었고, 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기까지 했습니다. 주변 사람들에게 조심스레 자신의 이야기를 꺼내면 "그래도 엄마인데……", "엄마가 얼마나 힘들었으면 그랬겠어", "딸인 네가 이해해야지", "천륜을 끊을 수는 없지", "너도 딸을 낳으면 이해할 거야"라는 말들만 돌아왔습니다. 그 말들은 오히려 죄책감만을 더할 뿐, 그녀의 깊은 상처와 아픔을 위로해주지는 않았습니다.
살기 위해 저자는 브런치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이해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죽을 것 같아서 글을 쏟아냈습니다. 그렇게 자신의 감정과 마음을 글로 풀어내며, 심리적·물리적으로 엄마와의 거리를 두기 시작했습니다. 이제 그녀는 건강한 성인으로, 그리고 엄마로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엄마와의 아픔을 넘어 스스로를 치유하는 여정비슷한 경험을 가진 이들에게 선사하는 따뜻한 공감과 위로
『엄마를 미워해도 괜찮아』는 엄마와 자식 간의 복잡한 감정과 갈등을 솔직하게 풀어내며, 사랑과 미움 사이에서 방황하는 딸의 이야기를 생생히 전합니다. 저자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고하며, 힘들고 고통스러웠던 엄마와의 관계를 고백합니다. 부모가 자식을 위해 희생했다고 믿는 상황 속에서, 자식은 그 상처를 감내하며 내면의 고통과 씨름합니다. 이 책은 저자의 이런 감정을 직시하며 그것을 치유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정서적 학대 속에서도 부모를 이해하려 하고, 미움과 사랑 사이에서 갈등하는 감정의 심리를 진지하게 탐구합니다. 또한 가정에서의 정서적 학대가 남기는 상처를 깊이 성찰하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부모로부터 받은 내면의 상처를 극복하려는 저자의 분투와 용기 있는 고백은, 비슷한 상처를 지닌 많은 독자들에게도 깊은 공감과 위로를 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