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퇴임을 앞둔 의사의 감성으로 바라보는 삶의 아름다운 이야기
저자 박효진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학과 학사와 석사, 박사 학위를 취득하고, 현재 강남세브란스병원 내과 교수로 재직 중인 의사이다.
정년퇴임을 1년 앞두고 평생 의사로 살아온 저자이지만, 이 책은 의학적인 이야기를 담고 있지 않다. 평생을 의학 공부를 하고 의료계에 종사했지만 평소 미술, 음악, 건축, 여행, 음식 등을 사랑하고 즐기며, 글을 쓰고 시를 쓰는 예술가이자 문학인의 감성으로 이야기를 풀고 있다.
화가의 감성으로 보는 세상과, 음악가의 감성으로 보는 세상과, 의사의 감성으로 보는 세상이, 생각보다 다르지 않을 때가 많다. 의학이나 과학을 공부했다 한들, 말린 꽃을 보며 생명체의 수분함량과 지속력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시들지 않는 사랑’이라는, 말린 장미의 꽃말을 떠올릴 수 있는 낭만을 가질 수 있다. 물론 모든 사람은 살아온 바탕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에 자신만의 주관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기도 한다. ‘거짓말과 피노키오’라는 글에서 저자는 BTS의 뷔(V)가 구매하여 화제가 되었던 ‘A Lier’라는 조각상을 보며, 자신이 의사로서 했던 ‘선의의 거짓말’을 떠올리기도 한다. 진료 중 말기 암 환자가 자신의 병에 대해 물어보면 환자의 ‘알 권리와 배려’ 사이에서 고민하다 희망을 버리지 않게 하기 위해 병을 축소하여 이야기해 주는 거짓말을 떠올리는 것이다. 이렇듯 같은 작품이나 음악을 들어도 자신의 바탕에 따라 생각을 하게 되기도 하면서, 개인의 취미와 지식, 낭만에 따른 감성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인간일 것이다.
의사로서 평생을 살아오면서 이과 공부를 평생 해왔지만 예술에 대한 깊은 관심과 남다른 감수성을 가진 박효진 저자의 에세이로, 삶의 낭만과 여유에 대해 생각해 볼 시간을 가져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