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부터 내일이 기다려지는 삶을 살 거야
당신도 그래 봐요
‘차라리 내일 할머니가 되고 싶었다’는 이 책의 첫 문장이다. 작가는 결혼과 육아와 동시에 인생이 종료 버튼을 잘못 눌러 갑자기 꺼진 것 같았다고 했다. 내일이 기다려지는 삶을 살아보고 싶은 간절함에 인생에 남은 용기를 끌어모아 모든 것을 멈추고 서른여덟에, 아이 둘을 데리고, 캐나다로 석사 유학을 떠났다. 그렇게 떠난 유학 생활은 외롭고, 후회스럽고, 원망스러웠다. 그래도 성실함의 증거들을 차곡차곡 쌓아 갔다. 그럴싸했지만 고달팠던, 근사하면서도 찌질했던 시간들은 서로를 위로해 주며 신기하리만큼 행복한 결과를 만들어 냈다. 그렇게 오류를 하나씩 수정하며 최고 버전의 인생을 선물한 결과를 기록했다. 세상에 버려져야 할 경험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하고 싶었다.
되돌아갈 수도, 나아갈 수도 없을 때
나의 성실함을 믿었다
그는 멈췄고, 떠났다. 그는 낯선 공간과 시간 속에서 ‘모 아니면 도’를 기대하기보다 툭하면 나오는 ‘개걸윷’을 믿고 인생의 전략을 짜기로 했다. 삶이 거칠게 다가올 때마다 그저 한 번씩 웃어버리면서. 나쁜 시간과 좋은 시간을 구분하지 않고 성실하게 시간을 축적하면 결국 행복에 이른다는 것을 기억하자. 멈춰도 되고, 달려도 되고, 아무것도 안 해도 된다고. 정성스럽게 고민하고 결정한 그 모든 선택은 결국 서로 웃으며 만날 것이니 말이다.
그렇게 모든 시간들이 만났다,
완벽하지 않아서 더 좋았다
캐나다에서 두 번의 사계절을 보내면서 느리고 답답한 것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을 바꾸고, 기쁨의 유효기간을 늘려준다는 것을 알았다. 누구에게도 의존할 수 없는 순간마다 작은 것이라도 스스로 해냈다는 성취감을 선물한다. 성실하게 살아온 우리는 스스로를 기특하게 여겨도 된다. 팔이 부러져 전신마취에서 깬 아들이 ‘투덜대지 말고 휘파람을 불어 봐, 그러면 일이 잘 풀릴 테니까’라는 노래를 흥얼거린 때를 기억하며, 작가는 망설이는 모든 이들에게 말한다. 때때로 느껴지는 불안감, 답답함 때문에 상처받지 말라고. 그 시간들이 있기에 행복을 행복답게 받아들일 수 있으니 그저 담담하게 나아가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