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같은 밥, 땅 같은 연탄으로 이룬 밥상공동체의 26년 여정
연탄 배달 목사의 달달한 노가다 복지
연탄 배달하는 목사로 잘 알려진 밥상공동체 허기복 대표가 지난 26년을 되짚고 더 깊어진 마음을 진솔하게 담은 에세이 『밥과 연탄으로 만든 길』이 출간되었다. 단독 에세이로는 근 20년 만에 펴내는 『밥과 연탄으로 만든 길』은 저자가 IMF 시절 원주 쌍다리 아래에서 무료 급식을 시작했을 때부터 밥상공동체를 이룬 지금까지, 연탄 일천 장을 나누었을 때부터 대한민국을 넘어 해외에도 온기를 전하는 지금까지, 더위에 지친 이들에게 부채와 생수를 나눠 주던 때부터 에너지 빈곤층의 삶을 돌보는 지금까지……, 26년간 품어온 이야기를 담았다. 밥과 연탄을 나누며 만난 어려운 이웃을 바라보는 아픔, 까닭 모를 경시와 배척의 시간을 견뎌 내며 묵묵히 걸어온 지난날을 되돌아보고 현재의 삶을 단단히 다지는 저자의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글들이다.
지난 26년간 ‘달달한 노가다’ 복지를 해 왔다며 농인 듯 아닌 듯 던지는 그의 말은 가난 속으로 뛰어들고자 교회 담장을 넘은 목사로서, 연탄 가격 동결을 위해 한겨울 거리로 나선 사회복지 운동가로서, 어려운 이웃을 외면할 수 없었던 개인으로서의 삶과 사유를 보여 준다. 가난이라는 굴레 속에서 고통받는 이웃들을 위로하며 끝까지 그들과 함께하겠다는 그의 다짐은 우리 사회를 향해 실질적인 치유와 다시 살아나는 용기를 전한다.
『밥과 연탄으로 만든 길』은 어둡고 낮은 곳을 향해 한결같이 깊은 사랑과 정성 어린 돌봄을 전해온 저자의 고백이자 호소다. 모든 이가 품고 있는 선한 본성을 되찾아 무너진 공동체를 일으켜 세우고 그 안에서 서로 돕고, 위로하고, 의지하고, 응원하고, 사랑하자는 저자의 간절한 바람이다. 이 책을 펼치면 구수한 밥 냄새가, 몸을 녹이는 연탄의 온기가 느껴진다. 『밥과 연탄으로 만든 길』을 읽는다는 건 어둡고 무거운 마음에 따뜻한 색채를 채우는 일, 무력한 삶에 조용한 희망의 불씨를 심는 일이다.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의미를 다시금 깨닫는 맑고 소중한 경험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