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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개자의 동사들

매개자의 동사들

  • 김지연
  • |
  • 소환사
  • |
  • 2024-07-30 출간
  • |
  • 336페이지
  • |
  • 131 X 206 X 19mm / 558g
  • |
  • ISBN 9791196554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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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저자서문

하나이면서 여럿 / 맹지영

프로젝트의 성격과 역할에 따라 예술 현장에서 부여되고 호명되는 다양한 이름의 매개자는 모든 일에 관여하면서도 드러나지 않는다. 보이지 않지만 가장 강력한 영향력과 자장을 만들 수 밖에 없는 이들을 하나의 단어로, 한 문장으로 그 존재를 정의할 수 있을까? 그들을 수식하고 설명할 수 있는 다양한 명칭과 그에 부합하는 역할을 해온 무수한 매개자들을 나열해보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면서 ‘명칭’을 넘어선 지금의 현장 상황에 직면하게 되었다.
2020년 초부터 3년 여의 시간을 거치며 현장은 빠르게 변화해 갔지만, 그 과정에서 매개의 일은 새로운 명칭이 추가되거나 기존의 의미와 역할이 바뀌기도 했다.
매개자로서 무엇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 보다 직관적이고 본질적인 접근을 위해 사전의 형식을 취한 것은 어쩌면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무수한 버전의 매개자‘역할명칭’을 나열하고 부사를 통한 행위의 수식을 살펴 보면서, 행위 자체를 얘기하는 동사 51개가 남았다. 각 동사가 갖는 사전적 의미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현장에서 경험이 더해져 새로운 맥락으로 확장되기도 하고, 변형되기도 하며, 매개자가 처한 상황에 대한 의문과 질문을 포괄하기도 한다. 사전처럼 그 정의를 서술하면서도 실제 현장에서 달리 작동함을 드러내고, 사전과 달리 정의내릴 수 없는 질문들로만 채워져 있기도 하다. 때로는 자괴감과 회의, 자기분열적 희화화로 현실을 다른 각도에서 보려 했다.
이 책은 사전의 형식을 취했지만 사전의 역할은 수행하지 못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현재 문화예술계 현장에서 다양한 이름으로 활동하고 있는 매개자들에게 그들이 처한 현실과 상황의 지도에 나름의 좌표를 찍을 수 있도록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변화를 계속 인지하고 바라볼 수 있을 때 매개는 지속되고 확장될 수 있을 것이다.

매개, 바라보기 / 손옥주

매개의 지형은 언제나 사이에 위치한다. 그러나 매개의 지형은 바로 그 사이라는 위치에서 빠져나와 광각을 넓힐 때 비로소 가시적인 그 무엇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 2020년에 결성된 이래로 지금까지 CM(Creative Mediators)의 구성원들이 나눠온 대화는 다양한 경로를 경유해온 자기 경험의 가시화에 가까웠다. 주로 시각예술계와 공연예술계에서 활동해온 우리는 장소와 방식과 시간에 대한 구애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며 대화를 지속해 나갔다. 그 과정에서 말하기 전에 들을 수 있었고, 듣기 전에 말할 수 있었으며, 들음과 동시에 자기 경험의 외연을 확장해 나갈 수 있었다. 구체적인 과거와 현재의 사례를 통해, 혹은 비교 가능하거나 비교 불가능한 동료의 경험을 통해 촉발된 자기 경험의 외연 확장은 결국 공동의 집필을 가능하게 해주었다. 우리가 진행한 공동의 집필은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다고 자위하는 행위, 공동의 이름을 사유화하는 행위와는 무관한 것이었다. 그보다는 오히려 각자가 지내온 현장의 경험을 공유하고, 그로부터 유효한 의미의 동사를 길어내고, 각 동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장시간 대화를 나누고, 이를 정리한 동료의 글에 자유롭게 첨언하거나 다른 동사에 대한 글을 링크하며 우리가 공통적으로 경험해온 문턱으로서의 매개란 무엇이었는지 실천적으로 재고하는 행위에 가까웠다. 문턱이라는 공간은 문의 여닫음이라는 행위, 혹은 문의 안과 밖이라는 구획을 논할 때 비가시적인 조건처럼 여겨진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그것이 시선에 쉽게 포착되지 않을지라도 특정 행위나 공간 구획 자체를 가능케 하는 분명한 ‘조건’을 이룬다는 점이다. 예술현장 곳곳에서 지금까지 작동해온 수많은 매개의 양상들은 필연적이었다. 이 책은 관객의 눈에 쉽게 보이지 않고 들리지 않는, 그러나 결코 부재할 수 없는 예술의 매개 혹은 매개의 예술을 매개자들 스스로가 바라보려 했던 어느 시간들의 흔적이다.


나의 일에 대해서 생각하며 / 전강희

팬데믹으로 시간이 멈춘 것처럼 보였던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일을 잠시 멈추거나 아주 느리게 진행해야 했던 3년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나의 일에 대해서도 천천히 생각해보게 되었다. 공연을 만드는 나의 일은 연출가, 작가와 초기 기획 회의를 하고, 작품을 집필하고, 관련 자료를 찾고, 배우들을 만나 초고를 낭독하고, 구체적인 연습 일정들을 밟아나가는 과정을 밟는다. 이후 공연을 무대에 올리고, 관객을 만나고, 리뷰들을 살펴보는 일까지가 내가 하는 일이다. 나의 3년은 마치 공연 한편을 만드는 과정을 길게 늘여놓은 것 같은 시간이었다. 내가 하는 일을 공연을 만드는 모든 단계에서 구체적으로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51개의 동사는 이 과정 안에 존재하는 행동이며, 감정이고, 상태이다.
나의 일을 섬세하게 들여다보는데, 시각예술의 큐레이터들과 타공연 장르의 드라마투르그의 언어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 나의 일을 더 구체적인 언어로 명료하게 만들어주기도, 경계가 너무 또렷한 일은 흐릿하게 하여 무한한 잠재력을 품은 영역으로 만들어주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나는 나의 일이 예술사 개론서에서 말하는 것처럼 정말로 전문적인 영역인가에 대해서 고민했던 적도 있었다. 예술 현장에서 나의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면서 할 수 없는 일이기도 했다. 작가의 언어, 연출가의 선택, 배우의 몸이 만드는 정서들을 전문가의 언어로 해석하고, 분석하고, 더 좋은 결과로 이어지도록 도움을 주는일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무수한 감정들은 보람차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지만 전문가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에 스스로가 소진되기도 했다. CM의 구성원들과의 섬세한 대화는 나의 일에 대해서,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 일을 하는 나의 태도에 대해서 객관화하여 볼 수 있는 힘을 길러주었다.
작품과 함께 남기보다는 작품과 함께 사라지는 역할이 나의 일이라는 것, 건강한 사라짐, 없어지는 것이 아니라 영역을 넓혀 흐릿해졌을 뿐인 사라짐, 미래로 힘차게 확장되는 사라짐. 51개의 동사는 나의 일이 이런 사라짐과 관계가 있음을, 이 과정이 아주 전문적이면서 섬세한 일이라는 점을, 감정을 다루는 일이야말로 고도의 집중력과 타인을 향한 무한한 사랑을 품어야 가능하다는 것을 알게 해 주었다.


움직이는 동사들 / 김지연

분야를 넘나들며 일하는 매개자가 많아지면서, 한 업계의 고유한 단어를 다른 업계에서 사용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 단어들은 유사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의미로, 다른 맥락으로 사용되곤 했다. 단어의 의미는 시대의 주체들이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변화하기 마련이지만, 사용자들이 현장에서 편의대로 변주하여 활용하는 단어들은 오히려 선명한 의미 전달을 방해하는 ‘오해’의 씨앗이 되곤 했다. 동일한 단어를 입에 올린 A와 B가 가지고 있는 그 단어에 대한 정의가 살짝 다르다보니, 처음에는 서로 같은 말을 하고 있는 줄 알았던A와 B가, 어느 순간 서로 이해하고 있는 역할, 업무의 범주가 달랐다는 사실을 깨닫는 식이다.같은 단어를 약간 다른 의미로 사용하는 것은 그 단어의 용례를 넓혀나가는 일이 되기도 하지만, 그것이 보편적 정의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다수가 동의하거나 납득하면서 사용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감각적으로, 관습적으로, 유행따라 단어를 사용하기에 앞서 단어의 본래 의미를 선명하게 파악하는 일도 필요하다. 그러나 과연 우리는 얼마나 예민하게 우리가 함께 일하기 위해 사용하고 있는 말을 돌아보았을까. 관용적 용례에 기대어 일부러 ‘오해’의 틈을 허락하고, 애매모호하게 발언하고 행동하지는 않았을까.
다양한 ‘사이’에서 일하고 있는 만큼 소통의 중요성을 절감하는 매개자들은 서로 일하는 사람들의 언어에 힘을 얻기도 상처를 받기도 한다. 말과 행동이 다른 이들을 보면서, 그들의 말은 나와 다른 정의로이루어져있다는것을 알아차리기도 한다. 하나의 단어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의미망을 만날 때면, 이것이 의미의 확장인지 오염인지 혼란스럽기도 하다.
이 혼돈의 늪에서 벗어나기 위해, 매개자의 단어들을 정리해보기로 했다. 그시작으로먼저동사를 선택했다. 일상적으로 누구나 사용하는 동사들이지만, 매개의 영역에서는 조금 더 다른 의미를 품기도 하는 동사들을 모아보았다. 이 동사들은 매개자들의 일, 감정, 관계 등등을 아우른다.
문제는 우리의, 나의 단어가 계속 흔들렸다는 것이다. 내가 새로운 경험을 하고, 다른 상황을 만날 때마다, 동사의 함의는 자꾸만 확장되었고, 동사를 다루는 나의 태도도 바뀌어갔다. 단호하게 정의내렸던 단어의 의미는 자꾸만 흔들렸다. 그 무엇도 그 자리에 가만히 있어주지 않는다. 대체 왜, 이 동사의 의미들은 이다지도 유동적인가.
지금 이 순간에도 51개의 동사에 대한 정의와 사례는 계속 바뀌고 있다. 이렇게 불안한 ‘정의’와 함께 관계를 매개한다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내가 말하는 단어는 단 한 순간도 상대가 받아들이는 것과 같은 의미일 리 없다는 추측만 자꾸 확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일을 붙잡고 갈 수 있는 힘. 그것의 실체를 알고 싶다. 단어의 흔들림은 일단, 원고의 교정을 마무리하는 2023년 11월 잠시 멈추었다. 그후로도 계속, 매개자가 당면하는 동사에 대한 정의는 변하는 중이고, 용례는 확장되는 중이다. 한없이 불안정하고, 유동적인 이야기지만, 그래도 언제 어딘선가 이 단어들을 마주칠 누구에겐가는 의미가 될 수 있기를.

목차

격려하다 / 고민하다 / 공감하다 / 극복하다 / 기획하다 / 넘나들다 / 망각하다 / 미안하다 / 미워하다 / 반복하다 / 반성하다 / 발견하다 / 번역하다 / 분열하다 / 사랑하다 / 사칭하다 / 상상하다 / 생산하다 / 생존하다 / 선택하다 / 설득하다 / 소통하다 / 수용하다 / 수행하다 / 실수하다 / 실패하다 / 싫어하다 / 연결하다 / 연구하다 / 외면하다 / 욕망하다 / 용역하다 / 운영하다 / 유보하다 / 의전하다 / 제안하다 / 조언하다 / 조율하다 / 존중하다 / 질문하다 / 집중하다 / 참조하다 / 창안하다 / 초월하다 / 타협하다/ 편집하다 / 포기하다 / 포장하다 / 해석하다 / 협력하다 / 협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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