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살아지더라.
일상의 사소한 것들에 감사하며 살아지더라.
시간을 쪼개고 쪼개어 열심히 산다고 했는데도, 늘 힘들기만 했다. 삶이 나아지는 기미는 전혀 없었다. 젊은 시절 삶에 대해 자신만만했던 나는, 엄마로서의 삶을 살면서 아주 많이 무너졌다. 특히나 미국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온 후에는 내가 살던 방식대로 살 수가 없었다. 내가 뭐든 할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은 없어졌고,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하나하나 새로 시작해야 했다.
하지만 살아지더라. 일상의 사소한 것들에 감사하며 살아지더라. 캘리포니아의 날씨에도 감사하고, 나를 집밥에 초대하는 친구에게도 감사하고, 쉽지 않은 학교생활에 애쓰는 아이들에게도 감사하고, 걸을 수 있는 자연에게도 감사하게 되더라. 대단한 목표를 세우고,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해 가며 살았던 나의 과거에서는 늘 힘겹기만 했지만, 모든 것을 내려놓고 주변을 둘러보니 감사할 것투성이였다. 작은 감사들이 모이니, 나는 행복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어렴풋이 알게 되었다.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