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낙엽과 길과 꽃을 사랑한 작가 이효석의 아름다운 문장 세계입니다. 일제 강점기에 이효석은 우리말을 가장 아름답고 세련되게 가꾸어 놓은 사람입니다. 어둡고 우울하기 쉬운 그 시대에 이효석은 맑고 깨끗하고 화사하고 세련된 언어의 성채를 쌓아 올렸습니다. 그가 없었다면 우리는 그 시대를 부정적인 느낌의 언어들로써만 기억하고 있을지 모릅니다.
제2부는 평창에서 서울로, 함경북도 경성으로, 또 평양으로, 하얼빈으로 나아간 작가 이효석의 사색의 언어들을 담았습니다. 그는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 사람이었고, 서울과 지방, 중앙과 변방이라는 이분법적 위계의 의식을 뛰어넘은 사람이 었습니다. 그는 자신이 몸과 마음을 기대어 살아가는 세계를 감각적인 언어, 정서적인 표현으로 ‘완전히’ 자기 것으로 만든 사람이었습니다.
제3부는 작가 이효석이 자신의 생활, 그 일상의 세계를 살아가며 느끼고 생각한, 그 마음의 풍경을 담은 글들입니다. 이효석은 세속적인 가치와 상식화된 규범들에 대해 깊은 위화감을 품고 묵묵히 자신의 삶을 지켜 갔습니다. 그는 자신만의 진실을 깊이 간직하고 세상 일들을 담담하게 대했습니다. 그러나 그 담담함 이면에는 일제 강점기 체제에 대한 저항감과 의구심이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이제 제4부는, 작가 이효석이 문학인으로서 자신의 삶과 문학을, 당대의 현실과 한국문학의 상황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었는지 보여줍니다. 이효석은 불과 서른다섯 살의 나이로 운명할 때까지 실로 쉬지 않고 글을 쓴 사람이었습니다. 이렇게 순수한 문학의 불꽃을 피워올린 사람은 그의 시대에 이상과 같은 경우를 제외하면 찾아볼 수 없습니다. 이효석은 산소 불꽃 같은 문학인이었습니다.
-방민호(편집자, 서울대 국문과 교수, 문학평론가)
“무엇보다, 독자들은 이 책을 통하여 이효석
의 정신의 결정체를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아름다움을 향한 종교적인 믿음과 열정,
인간 개체의 선택과 취향에 대한 절대적인 옹호,
세속적이고 위선적인 세계와 거리를 둔 자유의지,
그리고 한국인의 존재의 토대를 이루는 말의 아름다움!
이효석의 산문 세계는 우리에게 어려운 시대를
짧고도 강렬하게 살아간 한 작가의 순수한 영혼
을 경험하게 한다.
낙엽을 태우며 원두 커피향을 ‘감각하던’ 이효석은
정녕 시대를 앞서 간 영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