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가 독자에게 드리는 편지
모든 사람들은 살아있는 동안 누구나 한 번쯤 「삶과 죽음」 의 심각한 문제와 맞닥뜨리게 된다. 그 시기가 언제쯤 찾아올지는 아무도 모르지만, 분명한 사실은 어느 누구도 그 문제를 피해 갈 수 없는 퍼즐이자 극복의 대상인 것만은 분명하다.
이 책은 바로 우리가 마주쳐야 할 인류의 과제를 산문 밖의 작가가 쓴 에세이 여시아문에서 본격적으로 다루었다는 이라는 점이 특이하고 중요하다.
「나는 누군가. 나는 어디서 와서 어디로 가는가. 나는 왜 내 뜻대로 살지 못하고, 끝내 죽어야 하는가.」
도대체 왜 내가 그런 종말의 비극적인 운명을 당해야 하는지, 알 수 없고, 이해도 안 되고, 용납도 안 된다. 그렇다고 우리는 그 운명을 비껴갈 수도 없지만, 당돌하게 신의 권력에 질문하거나 항의할 수도 없는 처지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고작 슬픈 눈물을 흘리는 일밖에는 없다. 나 역시 그런 정신적 혼돈과 공항에 빠져있었던 적은 있었지만,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은 어디서나 냉엄한 침묵의 메아리로만 돌아올 뿐이다. 그 이유는 어느 누구도 붓다의 말처럼 「그저 모를 뿐」이고, 우리 역시 그저 모르고 모르고 모를 뿐이다.
바로 그때 나는 작가의 미발표 에세이 원고를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작가는 이 원고를 오랜 명상과 침묵 끝에 나처럼 삶과 죽음의 의문에서 헤매고 있는 동지들과 함께 읽어보고 함께 고민하고 위로와 공감을 나누고 싶어했다. 나는 작가의 영혼의 눈물과 고백같은 이 원고를 가장 먼저 읽고, 위로와 격려를 받은 것은 물론 마침내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었기에 이 책의 편집자가 아닌, 순수한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아니면 동시대에 동병상린의 동지로서 이 책을 여러분의 다정한 친구처럼 곁에 두고 천천히 읽어 보기를 권하고 싶다. 누군가 이 책과 만난 우연한 행운으로 붓다가 6년의 고행 끝에 깨달은 위대한 계시의 한 마디를 가슴속에 따뜻하게 간직할 수 있게 된다면 경전의 말대로 그대는 이미 붓다의 깨달음을 이룬 것으로 믿고 진실로 축하를 보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