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기록하여 전달하는 사관(史官)의 마음으로 썼다
정몽규 자신의 축구 인생은 물론 한국 축구의 역사를 함께 정리한 대서사시
『축구의 시대』를 집필한 저자 정몽규는 사적인 책이지만 공적인 기록을 남긴다는 사관(史官)의 마음으로, 최대한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글을 썼다고 소회를 밝혔다. 60년이 넘는 인생 속에서 수많은 점과 선과 면을 이룬 축구와의 인연을 이야기했으며, 지난 14년 동안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와 대한축구협회 회장으로서 직접적으로 간접적으로 겪은 주요한 일들에 대해 그만의 프리즘을 통해 보고 느낀 것들을 정리했다. 그가 직접 구단주를 맡아 팀 운영에 참여했던 울산, 전북, 부산, 세 구단에 대해 애정을 드러내는 에피소드도 많다.
그는 책을 통해 밝힌 일들의 정황이나 전말 그리고 그로 인한 자신의 생각이나 소회가 다른 관계자들의 경험이나 인식과는 거리가 있을 수 있음을 인정하고 너른 이해를 구하기도 한다. 하나의 일을 두고 상호간의 차이가 있다면 그것은 각자의 관점 또는 해석이 다른 것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으며, 혹은 저자인 자신의 지적 한계나 정보의 오류에서 기인할 수 있다고 덧붙인다. 서로가 갖고 있는 다른 견해에 대해서는 언제든 다시 대화를 통해 의견을 나눌 기회가 있기를 소망한다.
책은 크게 3부로 이루어져 있다. 1부 ‘정몽규의 어제: 구단주-K리그 총재 시절을 말하다’는 축구와의 첫 인연, 구단주를 지내는 부산 아이파크, K리그를 뒤흔들었던 승부조작 사태, 한국프로축구 승강제 도입, 저연령 선수 의무출전 제도 도입, 그리고 대한축구협회장 선거에 나서게 된 배경을 다룬다. 2부 ‘정몽규의 오늘: 대한축구협회 회장 시절을 말하다’는 대한축구협회장으로서의 삶, 국가대표 선수와 감독에 대한 자신의 견해, 월드컵을 매개로 한 추억, U-20 월드컵 개최, FIFA 및 AFC 선거의 막전막후, 중동 축구의 비즈니스적 도약, 축구협회를 둘러싼 논란, 축구에서 비롯된 이런저런 생각들을 전한다. 3부 ‘정몽규의 비전: 대한민국 축구의 미래를 말하다’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한 비전 해트트릭 2033, 디비전 시스템 구축, 심판 개혁 및 운영 일원화, 8인제 축구 도입, 축구종합센터 건립, 축구협회 먹거리 키우기, 여자 축구 발전을 위한 제언을 논한다.
3부, 22장, 576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의 책이 정몽규라는 축구인의 30년 행보에서부터 한국 축구의 과거, 현재, 미래를 빼곡히 다루고 있다. 저자 정몽규는 책의 마지막 대목에서 ‘거인의 어깨 위에 서면 세상이 더 잘 보인다’는 말을 곱씹는다. 그리고 자신이 거인은 아니지만, 작은 사람의 어깨 위라도 누군가에게 내어준다면 조그만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음을 이야기한다. 축구계를 위해 남기는 기록이며 공유하는 자료이기에 사심을 담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며, 이 책을 통해 축구를, 한국 축구를 사랑하는 모든 이들이 크고 작은 인사이트를 얻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책을 썼다고 진심을 전한다. 한국 축구를 사랑하기에, 그 마음으로 이 책을 쓸 수밖에 없었다고 말하는 정몽규, 그의 진심 가득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적어도 그가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해 얼마나 많은 일을 해왔는지, 우리가 그를 얼마나 오해하고 있었는지 그 정도는 쉬이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