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고 험악한 인생의 여정 속, 잠시 쉬어가는 샘물 같은 책
권선복 도서출판 행복에너지 대표이사
한국은 유래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최단기간 동안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동시에 이루었습니다. 1960년대를 기준으로 GDP는 780배 이상 증가했고, 모든 성인 남녀의 비밀 보통선거와 사법권 독립 등 민주화가 정착되었는가 하면, 예술과 스포츠의 변방에 머물던 나라가 세계 문화의 중심국으로 도약하기에 이르렀습니다. 90년대에 뉴 키즈 온 더 블록의 올림픽 체조경기장 공연에 열광하던 한국이 이제는 K-컬처를 무기로 세계인의 팬덤을 일으키는 것이 꿈 같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성장의 이면에는 산업화와 사회구조 변화로 인한 빠른 전통의 소멸, 극심한 경쟁과 함께 계층 간 갈등으로 인한 사회적 행복도 감소 등의 그림자 역시 존재하고 있습니다.
이 책 『희망대로 오십사번지 -물감이 처방한 마음 진통제』는 끊임없이 변해가는 ‘지금 이 순간’에 대한 애착을 보이면서도, 빠르게 변하여 잊히고 사라지는 모든 것들을 그리워하는 작가이자 화가, 장보현 저자가 따스한 글과 그림으로 담아낸 힐링 프로젝트입니다.
저자는 흰 도화지와 사각 캔버스로부터 받은 위로를 더 많은 이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펜과 붓을 들고서 자연, 사랑, 일상, 골목길, 과거와 현재라는 다섯 가지 주제의 감정 스토리를 펼쳐내고 있습니다. 각 페이지를 장식하는 그림들은 자연과 사람, 인생과 시간의 흐름을 때로는 예리하고 객관적인 관점으로, 때로는 저자의 감성과 내면세계를 농후하게 담아 다양한 색채와 기법으로 그려집니다. 또한 순간의 모습을 포착하여 담아내는 저자는 각 페이지의 그림들을 통해 미래의 변화에 대한 희망과 함께, 사라져 가는 과거에 대한 아쉬움과 추억을 직설적이면서도 온화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장보현 저자는 1996년 공직에 입문하여 과학기술부 한국우주인사업팀장, 미래창조과학부 창조경제담당관 등을 거쳐 원자력안전위원회 사무처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며 30여 년 가까이 공직에서 근무하였습니다. 이렇게 오랫동안 과학과 함께해온 저자가 예술적인 면모를 겸비하여 이와 같은 책을 출간한 것이 감탄스럽습니다. 과학과 예술의 융합, 글과 그림의 융합, 과거와 미래의 융합을 보여주는 이 책이 많은 독자분들의 마음에 신선하고 따뜻한 힐링의 바람과 행복에너지를 팡팡팡 불어넣기를 소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