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를 키우면서, 또는 일상을 뒤흔든 유행병 시대를 지나면서, 지역사회의 재개발 문제나 함께 지구에서 살아가는 생명체를 바라보면서 느낀 지속발전 가능한 미래에 대한 작가의 고민을 담고 있다. 실제 겪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하나 단순히 이를 묘사하거나 감흥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공감각적인 메타포로 입체화시켜 문학적 감동으로 이끈다.
이러한 주제는 환경 문제에서 시작해 아동/장애인/노인 등의 인권 문제, 폭력과 전쟁, 성평등 문제 등으로 확장되면서 생의 모든 주체들이 소외되지 않는 미래를 꿈꾼다. 성장 위주의 소모적 생활 태도를 버리고, 공동체의 공존이라는 사명을 가장 위대한 목표로 삼는다면 다양한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사회문제들도 해결해갈 수 있다는 긍정적 의지를 담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 제목처럼 다소 ‘소란하게’ 삶을 영위하는 부지런함이 필요하다. 역사 속에서, 그리고 유한한 지구환경을 써가면서 사람은 오직 자신만의 이익이나 편리만을 위해 살 수 없다. 다소 불편하거나 불리하더라도, 또 조금은 유난스럽고 소란해보이더라도 그것이 반생명적 불리함을 줄여가는 일이라면 기꺼이 열의를 다해야 한다.
한편 이러한 열정이 본인이나 가족에 그치지 않고 동시대 독자들에게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담아 문학작품으로 출간하는 것은, 정치적으로 올바른 일에 대한 생각과 실천이 확장되고 이어지기를 바라는 시민운동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책 4부에 실린 글쓰기에 대한 고민은 이러한 의미로 쓰여졌으며 이 또한 반성적 글쓰기, 실천적 글쓰기에 대한 영감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