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간 의의 및 특징
14일간 호텔 대신 집에 체크인하기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은 여행을 떠나지 않고 집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며 동네와 근교를 여유롭게 들여다보는 휴가 형태다. 집에 머문다는 것은 지구 온난화, 환경 파괴, 성장 논리에 의식적으로 저항하는 행위이며 더 풍요로운 자신을 발견하도록 해주고 불필요한 자원 낭비와 스트레스에서 해방되도록 해준다. 육체가 아니라 마음을 움직이는 여행은 잠시 멈추어 시선을 바꾸고 익숙한 일상에서 이상하고도 놀라운 것을 발견해보는 것이다, 카페와 거리, 공원이 거의 텅 비어 있는 동안 세상이 안도의 한숨을 쉬는 그런 풍경은 마치 길고 피곤한 하루가 지나고 마침내 무거운 신발을 벗었을 때와 같은 느낌을 선사할 것이다.
여행의 목적지를 집과 일상으로 바꾸다
집에 머무는 것은 단순히 먹고, 자고, 쉬는 것뿐 아니라, 좀 더 흥미롭고, 바람직하고, 의미 있는 시간이 될 수 있다. 우리의 몸은 익숙한 공간에 있어도 마음은 매일 다른 하루를 경험하게 된다. 아침에 침대에서 느긋하게 일어나 햇볕이 잘 드는 곳에서 두 눈을 감은 상태로 잠시 앉아있기도 하고, 급하게 허기를 채우기 바빴던 평일의 점심 식사를 여유롭게 즐기면서, 완벽한 ‘오프라인’ 상태를 유지해 보는 것이다. 가장 가까이 살면서도 만남이 쉽지 않았던 이웃들과도 다시 소통을 시도하고 동네 주변을 산책하며 평소에 관심을 두지 않았던 공간의 매력을 새롭게 찾을 수도 있다. 잊고 있었던 지난날의 사진, 소중히 간직한 편지와 소품을 꺼내 엉켜 있던 시간과 기억을 정돈하면서 한때 내가 가졌던 꿈과 감정을 고스란히 마주하는 순간들이 온다면 집으로의 여행은 대성공이다.
* 이 책은 《호텔 대신 집에 체크인합니다》(2020) 의 개정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