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끝이 없다. 멀리 돌아가는 길도 결국은 지금의 나를 만들어주는 길
우리는 매 순간 선택하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선택이 내가 가려고 하는 길을 멀리 돌아가게 한다고 느낄 때가 있다. 이 책의 지은이도 대학 때 선택한 일러스트레이션 전공이 디자이너라는 길을 멀리 돌아가게 했을지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그림을 그렸기 때문에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로 봉사를 떠날 수 있었고, 그 덕분에 세네갈에서 디자이너로 사는 삶도 스스럼없이 선택할 수 있었다. 또한 그 낯선 나라에서 그림이 있어 무너지지 않고 그 시간들을 잘 지나올 수 있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누구나 안고 있는 끝이 보이지 않는 길이다. 보이지 않기 때문에 최선책이라 믿은 길이 아닌 차선책이라는 길을 골랐을 때 멀리 돌아가는 듯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결국 그 길도 내가 만드는 길이고 그 시간이 사실은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 발돋움의 시간이었을지 모른다고 이 책은 말한다.
누군가의 처음을 보며 나와 모두의 처음을 응원하게 되는 책
세상은 가혹하게도 경력직 ‘같은’ 신입을 원하지만, 처음이 있지 않고 어떻게 경력직의 능력을 갖춘 신입이 있을 수 있겠는가? 이 책에는 학생 신분에서 벗어나 처음 사회에 더군다나 세네갈이라는 낯선 환경에 발을 내딛고 겪는 첫 출근, 첫 월급, 첫 실수, 첫 협업, 첫 보람 등 처음의 경험들이 가득 담겨 있다. 그리고 그러한 처음들이 매 순간 모여 ‘서툰’이 아니라 ‘능숙함’과 ‘자신감’으로 바뀌어 가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마지막에 지은이는 처음 취업을 준비하던 그때처럼 다시 삶에 대한 고민을 하며 처음의 길을 찾아 나아간다. ‘처음’에서 시작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자신의 길을 걷는 그 모습을 따라가다 보면 나의 처음은 어땠는지 자꾸만 비추어 보게 되며 앞으로 찾아올 나와 모두의 처음에도 응원을 보내고 싶어진다.
세네갈의 풍경과 사람을 담은 상냥한 일러스트
이 책에는 색연필로 그린 세네갈의 풍경이 가득 담겨 있다. 회사 안에서 만난 소소한 일상의 풍경과 사람들, 주말이 되면 찾았던 세네갈의 바다, 매일 끔찍하게 막히던 도로의 모습, 외근으로 나간 미용실의 풍경, 좋아하는 장소들. 생활자이자 여행자로 살았던 지은이의 눈을 통과해 그려진 세네갈은 낯설면서도 어딘지 아련하고 그리운 마음을 품게 한다. 그리고 그 그림들이 낯선 나라에 갖게 되는 막연한 편견들을 긍정적인 호기심으로 바꾸어 준다. 그림을 통해 세네갈의 사람들, 문화와 관계를 맺었던 지은이가 이제 다시 그곳을 담은 상냥한 일러스트를 통해 우리에게 편견 없이, 있는 그대로 아프리카와 세네갈을 받아들일 수 있도록 연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