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보아야 예쁘다. ‘아미’ 너도 그렇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22년 말 통계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정은 602만 가구, 반려인구는 1,500만 명으로 추산됩니다. 국민 3명 중 1명은 동물과 더불어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중 동물 가족의 일상을 일기로 적어 책으로 만드는 가족은 얼마나 될까요? 평생 기자로 일했던 김은구 할아버지(저자)는 아들네 반려견 아미의 일상을 일기로 남겼습니다. 아미가 손주 재영이나 우영이 같은 ‘댕댕이 손주’였기에 가능한 사랑입니다.
아미는 사료보다는 계란 노른자와 사과를 좋아하고, 아직은 ‘해우소’가 낯설어 실수도 하는 귀여운 강아지입니다. 할아버지와 아미는 닷새간 함께 생활하지만 ‘오래 보니 더 예뻐진’ 가족이 됩니다. 할아버지는 댕댕이 손녀를 위해 사료에 계란 노른자를 비벼주고, 실수한 ‘쉬’를 치워줍니다. 함께 바람을 쐬고 놀이도 하지요. 그 따뜻한 정경이 글 속에, 그림 속에 정겹게 담겨 있습니다.
『아미의 일기』 삽화는 그 코끝 찡한 정취를 곱게 펼쳐 보입니다. 동화에 그림을 더한 김나영 작가는 저자의 손녀이자 이 책이 첫 일러스트 도전입니다. 아직 대학에서 미술을 전공하는 학생이죠. 할아버지의 글에 귀여운 숨결을 불어넣기 위해 용기를 내었습니다. 가장 가까이에서 할머니 할아버지와 아미를 지켜보았기에 캐릭터와 정취가 섬세하게 표현되었습니다. 맑은 가을 어느 날, 이불을 말리기 위해 창문을 열어 놓은 아파트 거실 풍경은 할아버지의 동화를 더욱 풍성하게 만듭니다.
삽화 데뷔작을 그리는 김나영 작가를 위해 역시나 가족인 해나 차(Hanna Cha) 작가가 도움을 주었습니다. 그림의 테크니컬 서포터로 참여했지요. 해나 차 작가는 미국에서 활동 중인 한국인 일러스트레이터입니다. 2024년 『The Truth About Dragons』란 그림책으로 미국에서 한 해 동안 출간된 그림책 중 가장 훌륭한 그림책 작가에게 수여하는 ‘칼데콧상 아너상’을 수상했습니다. 칼데콧상은 뉴베리상과 함께 미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아동문학상으로, 그림책 일러스트레이터에게 수여됩니다. 세밀한 빛과 그림자, 캐릭터 표현을 위해 김나영 작가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아미의 일기』는 저자 김은구 할아버지가 가족을 위해 남긴 유산입니다. 짧은 일기를 통해 가족을 향한 사랑의 마음을 담고, 책으로 엮기 위해 가족을 모으고, 출간될 책을 통해 우리 모두의 아버지, 어머니, 할아버지, 할머니의 사랑을 기억하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