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여성이 자기 삶의 진실을 말한다면 어떻게 될까?
세상은 쩍 갈라져 버릴 것이다
이 책의 필자들은 모두 여성이다. 평소 주부, 워킹맘, 엄마, 아내, 며느리로서 살던 이들이 글을 쓰게 된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이 되기 위해서다. 이들은 글쓰기를 통해 벌거벗은 자기 자신을 마주하며, 오롯이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삶의 순간들을 잘 찍은 스냅 사진처럼 포착한 글들에서는 자기 자신과 제대로 대면해 본 자만이 품을 수 있는 품위 있는 진실함이 느껴진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진솔한 이야기와 그것을 풀어내는 필자들의 9인(人) 9색(色)의 매력은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이다.
특히 여성이라면 필자들의 이야기에 더욱 마음이 움직일 것이다. 결혼생활의 어려움, 육아라는 전쟁, 성범죄를 당하는 공포와 분노, 여성의 노동 등등 책 곳곳에서 ‘여성의 삶’에 관한 이야기를 만나기 때문이다.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 용기 있는 고백들은 고통스러운 사실조차 이렇게 차분하게 말할 수 있는 여성의 힘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또한 그 절박한 순간을 되돌아보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여유로움은 끝내 자기 삶을 사랑하려는 자의 그것이어서 감동적이다. 가족을 돌보고, 집안을 살피고, 임금노동을 하는 고단한 삶에서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는 이들에게 저절로 박수를 보내게 된다.
월화수목‘글’토일
금요일에는 글을 쓰기로 한 여자들
평범한 아홉 명의 여성은 어떻게 글을 쓰게 되었을까? “책방에 모여 글쓰기를 시작했다”라는 제목처럼, 이들은 동네 서점에서 글쓰기 모임을 시작했다. 매달 둘째, 넷째 주 금요일에 만나 각자가 써온 글을 발표하고, 합평했다. 이들에게 격주로 찾아오는 금요일은 특별했다. 모임이 있는 주일의 요일은 월화수목‘글’토일이었다. 다른 무엇보다 글쓰기가 우선인 금요일. 여느 금요일이 아니라 글을 만나고, 글로써 만나는 금요일. 글쓰기 모임의 이름인 ‘글요일’에는 이런 뜻이 담겨 있다.
이 책은 필자들이 그동안 글요일에서 쓴 글 중에서 빼어난 것을 가려 뽑았다. 필자 대부분이 글요일을 통해 처음으로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했기에 이런 글을 쓰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글요일에서 각자의 글을 읽고 서로의 글을 살피며, 울기도 많이 울고 웃기도 많이 웃었다. 아홉 편의 「작가 노트」에는 이들이 어떤 마음으로 글을 썼는지가 잘 드러나 있다. 독자에서 작가가 되려는 개인으로서의 고뇌는 물론 같은 여성으로서, 같은 모임의 일원으로서, 문우로서 함께 나눈 고민에 관한 이야기는 작품과는 또 다른 읽는 재미가 있다.
글쓰기는 처음, 작가는 이제부터
글쓰기를 시작한다면 우리처럼
이 책은 글쓰기를 시작하고 싶은 분들에게 이정표를 제시하는 가이드북이기도 하다. 책에는 글요일의 결과로서의 작품만이 아니라 그 과정도 고스란히 적혀 있다. 아홉 명의 여성이 작가가 되어가면서 마주친 실패와 좌절, 그리고 이를 극복한 이야기들이다. 글을 쓰며 달라진 삶에 관한 이야기는 글쓰기를 망설이는 분들에게 큰 용기를 줄 것이다.
책 뒷부분의 「글요일이 걸어온 길」과 「글요일에서 우리가 배운 것들」에는 글쓰기와 글쓰기 모임 운영에 관한 팁과 노하우가 담겨 있다. 글쓰기나 글쓰기 모임을 시작하려는 분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특별한 누군가가 아니라 바로 옆의 이웃처럼 느껴지는 아홉 명의 여성이 어떻게 글을 썼고, 또 어떤 글을 썼는지. 어떻게 한 명의 작가로 거듭났는지. 이에 관한 이야기는 글로써 삶을 변화시키고 싶은 분들에게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