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 산문집, 『하루의 바깥』 신대훈 작가의 신작 『만남의 흔적들』.
살아가는 모든 존재는
다들 조금 아프고 아름답다고.
『하루의 바깥』 신대훈 작가가 신작 『만남의 흔적들』을 통해 보다 짙은 서정 산문의 향기를 더했다.
신작 『만남의 흔적들』은 ‘타인’을 바라보는 시선에서부터 시작한다. 좁고 깊은 관계에서부터 스치듯 지나치는 넓고 옅은 관계까지, 작가는 자신이 맺어온 여러 관계를 하얀 종이 위에 흐르는 물처럼 유려하게 적어 내려간다. ‘어쩌면 우리는 우리를 둘러싼 모든 이의 흔적의 집합인지도 모른다’라는 작가의 말을 곱씹다 보면 평범한 일상 속 마주하는 사람들의 작은 말투, 표정, 몸짓을 허투루 지나칠 수 없다. 반대로 나의 모습 역시 누군가의 삶에 흔적이 되어 남을지도 모를 일이기에 모든 행동에 사려를 다하게 된다. 비록 그 흔적이 티끌만 할지라도 말이다.
『만남의 흔적들』은 나와 내 주위 사람들의 관계를 좀 더 섬세하게 교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책을 읽다 보면 어쩐지 내 관계의 화단을 다시 꾸리고 싶은 욕심이 든다. 화려하고 보기에만 좋은 한철 꽃 대신 언제나 푸르름을 간직한 채 같은 모습으로 자리를 지켜주는 사철나무의 모습을 떠올리며 나긋한 미소를 지어보기도 한다. 작가가 한 올, 한 올 들추어낸 이야기 속에 나의 모습을 투영하며 내 화단에 머물렀던 존재들을 떠올린다. 햇볕을 주고, 바람을 쐬어주고, 물을 주는 것. 나 아닌 누군가를 애틋하게 여기고 보살피는 마음은 언제나 이른 마음이기에, 잠시 책을 덮고 그들에게 말간 안부를 전한다. 그 사이 나의 화단에 파랑새가 날아들었다. 작가의 고심이 담긴 책 속 문장에 마음을 누이는 일처럼, 행복을 이루는 요소는 역시나 가까이에 있었음을 다시금 깨닫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