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이미 충분한 우리에게,
9,850km를 가로질러 비로소 도착한 이야기
이 책 속 잠원동에서 뉴질랜드, 동두천에 이르는 9,850km는 한편으로 ‘나와 나의 거리’다. 어린 시절 엄마와 함께 오른 유학길, 저자는 그 시간을 담백하게 되짚는다. 과장이나 허세 없이, 아픈 상처도 가리지 않고 부끄러운 이야기도 숨기지 않는다. 그리고 끝없이 부딪치고 성장해나간다. 금광을 찾아 떠난 골드러시가 어두운 현실과 먼지뿐이었다 해도, 끝내 자신만의 걸음과 속도로 걸어나가는 저자의 모습은 위안과 용기로 다가온다.
빛나지 않아도 이미 충분하다고, 꼭 크고 거창한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괜찮다고 말하는 그 순간, 우리는 역설적으로 나다운 삶이 얼마나 빛나는 것인지, 나를 찾는 여정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닫게 된다. 두껍지 않은 이 한 권의 책을 통해 위안을 얻기를, 아울러 나만의 속도와 희망을 찾아가기를 바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