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갖는다는 건 또 하나의 인생을 갖는 것이다”
명문대를 졸업한 후 성공한 출향인의 삶을 살고 있는 저자 택리지. 그는 가난하고 초라했던 어린 시절 친구들과 함께 쌓은 추억을 곱씹으며 과거의 일을 소환하여 사소하지만 찬란했던 우정의 기록들을 한 편씩 써 내려간다. 공터만 있으면 장난치며 놀 만한 게 무궁무진했고, 친구들과 함께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풀빵을 구워 먹던 그때 그 시절, 성적이 껑충 뛰어 85점 받은 시험지를 들고 친구에게 가장 먼저 자랑하고 싶었던 순간, TV가 귀하던 시절 친구집에 가서 눈치 보며 TV를 보던 일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며 잔잔한 행복이 가득해진다.
이 책의 저자는 철없던 시절 친구들과 보낸 시간이 차곡차곡 쌓여 또 하나의 삶이 된 것 같다고 말한다. “뭐라고? 너도 그래? 나만 그런 줄 알았는데”라는 말을 주고받는다면 친구가 된 거라고 한다. 어느 순간 말하지 않아도 무엇을 하고 싶어 하는지 무엇을 싫어하는지 아는 친구들이 곁에 있다면, 일상에 지친 몸과 마음에 위로가 되기도 하고, 힘든 인생의 고비마다 다시 일어서는 힘이 되어 줄 것이다.
옛 시절 추억이 겹겹이 쌓여 단단한 행복이 된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추억을 곱씹으며 옛 시절을 그리워하는 게 인간의 본성이라고 한다. 추억은 우리를 어린 시절로 되돌아가는 시간 여행을 하게 만든다. 점점 희미해지는 과거의 기억을 되살릴 때면 어느새 행복한 감정을 경험하게 된다.
이 책의 저자는 추억 부자다. 정월 대보름날에 쥐불놀이도 해 보았고, 달리는 경운기 뒤편에 매달려 타다가 아찔한 순간을 경험하기도 했으며, 소풍, 어린이날, 운동회 전날에는 늘 밤잠을 설치며 당일에 비가 안 오기를 간절히 빌었던 그 시절을 떠올리면 입가에 저절로 미소가 번진다고 한다. 이런 추억이 겹겹이 쌓여 있기에 큰일도 견딜 만한 작은 것이 되기도 하고, 속상한 일에 파도처럼 일렁이는 마음도 차분하게 가라앉힐 수 있었던 것이다. 어렸을 땐 이런 추억이 절로 생겼는데, 어른이 된 후엔 일부러 찾아다녀야 추억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조금 서글프다고 말한다.
이 책은 저자의 인생에서 가장 찬란하게 빛났던 유년과 학창 시절 친구들과 만든 소중한 기억의 조각들을 담고 있다. 하루를 잘 보내기만 하면 그걸로 만족했고, 큰 욕심이나 바라는 것이 별로 없던 때라 더 좋았던 날들이 추억이 되면서 하나의 인생으로 완성된다. 그리고 그 추억을 떠올리는 누군가에겐 단단한 행복이 되어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