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난 비폭력대화란?
이 책의 필자들은 저마다 다른 계기로 비폭력대화를 시작했다. 결혼과 함께 새로운 가족을 구성했으니 삶을 멋지게 꾸려가고 싶어서, 결혼 후 남편과의 갈등이 심해지면서, 아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 엄마가 되고 싶어서, 인생의 혼돈기에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미루고 미루다 아이들에게 불같이 화를 내는 자신을 바꾸고 싶어서, 그리고 갑작스레 찾아온 병으로 인해 모든 걸 멈추면서 비폭력대화를 만났고, 이후 계속 공부하고 좌절하고 연습하면서 삶 자체가 달라지는 경험을 쌓는다. 여섯 명의 한국비폭력대화교육원 강사들이 NVC를 처음 만나고 어떤 질적인 삶의 변화가 있었는지 그 생생한 경험과 사례는 진솔하면서도 읽는 이의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비폭력대화법은 관찰, 느낌, 욕구, 부탁이라는 분명한 방법이 있지만 일상에서는 이 모든 것들이 순서대로 내 삶에 들어오지는 않는다. 살아가며 관찰을 만나는 때, 느낌을 만나는 때, 욕구를 만나는 때, 부탁을 만나는 때들이 자연스럽게 혼합되기 마련이다. 이 책에 실린 비폭력대화로 살아가고자 하는 저자들의 삶의 이야기는 관찰, 느낌, 욕구, 부탁 외에 공감과 감사 등 모두 6개의 주제에 따라 이어지지만, 삶의 질적인 변화는 이들 모두의 화학작용의 결과일 것이다.
비폭력대화와 동행하면서 자신의 순수한 본성을 만나는 일
NVC를 처음 접하는 독자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일상에서 NVC 의식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것인지, 실질적으로 자신들의 삶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간접적인 체험을 해볼 수 있다. 또한 NVC를 조금이라도 접해보았거나 관련 책을 읽어 본 독자라면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NVC를 지속적으로 일상에서 실천해오고 있는지 들여다봄으로써 자연스럽게 배움과 실천의 의지를 한 번 더 다질 수 있을 것이다.
NVC를 일상에서 실천하면서 습관으로 만드는 일이 쉽지만은 않다. 비폭력대화를 창시한 마셜 로젠버그가 말했듯이 습관적으로 생각하는 나, 습관적으로 말하는 내가 달라지기 위해서는 연습, 또 연습이 필요하다고 말할 수밖에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다른 사람뿐만 아니라 자신의 내면의 소리에도 귀 기울임으로써 존중과 배려, 공감하는 마음을 기르는 일이나 우리가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들어 나가는 길에 NVC가 동행이 되어 준다면, 그 과정에서 ‘자신의 순수한 본성을 만나는 뜨거운 울림’을 누구나 경험해볼 수 있지 않을까.
“비폭력대화를 배우고 난 초기에는 새로운 삶에 대한 희열, 희망, 달콤한 기대가 생겨납니다. 하지만 우리 몸에 배어 있는 습관으로 좌절이 따라오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습을 계속 이어간다면 그다음에는 거의 필연적으로 오는 것이 있습니다. 내면 깊은 곳에 있는 자신의 순수한 본성을 만나게 될 때 올라오는 뜨거운 울림입니다.”(캐서린 한, ‘추천사’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