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지 일터와 삶터의 경계를 넓히는 것일 뿐
저자는 스스로 별다를 게 없는 무척 평범한 사람이라고 스스로를 생각한다. 남들과 달랐던 게 있다면 ‘20대의 회사 생활’보다 ‘20대의 해외 생활’에 더 의미를 부여했다는 것과 호기롭게 직장을 그만두고 싱가포르로 건너갔다는 점이다. 철저한 준비 없이 일단 건너가 본 탓에 불법체류자가 될 뻔하는 등 빡센 적응기를 거쳐야 했지만, 그 모든 고생을 보상하고도 남을 해외 취업이란 목표를 이루었고 지금은 다양한 나라에서 온 외국인들과 함께 10여 년째 일하고 있다.
나 정도면 괜찮아
해외 취업에 성공했다고 하면 일단 ‘엄마 친구 아들’ 얘기로 들린다. 국내 취업도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시대인데 해외 취업이라니. 나와는 상관없는 남 얘기 같다. 외국어를 원어민 수준으로 잘해서, 전문성이 남달라서, 혹은 외국 생활 경험이 풍부해서 가능했으리라 으레 짐작을 한다. 그런데 이 책의 첫 장을 넘기면 생각이 바뀐다. 나도 도전해볼까 하는 자신감이 생긴다.
몸은 한국인, 마음은 세계인으로 산다는 것
저자는 싱가포르에서의 일과 삶을 솔직하게 써 내려간다. 취준생의 일상, 외국 회사의 시스템과 조직 문화, 매일 밥 먹듯 해야 하는 언어 공부, 집 구하기, 취미 활동, 연애와 국제결혼 등 자신이 경험한 에피소드를 재치 있게 풀어낸다. 한국에서와 달리 해외 취업과 해외 생활에 대한 환상은 사라졌지만, 귀국에 대한 생각도 옅어졌다. 일터와 삶터에 한계를 긋기보다는 어디서든 도전하며 살고 싶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몸은 한국인, 마음은 세계인으로 살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