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9년 초판 출간 이후 60만 독자를 울린
우리 시대의 고전 『사랑하며 용서하며』!
『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을 읽은 독자들이
먼저 알아보고 강제 소환한 바로 그 책,
1991년 증보판 이후 33년 만에 복간판으로 재탄생하다!
1년 전인 2023년 5월, 불교 출판계에 향봉 스님 열풍이 일었다. 1980년대 법정 스님, 오현 스님과 함께 『사랑하며 용서하며』로 필명을 드날렸던 향봉 스님이 『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을 펴내며 44년 만에 컴백한 것이다.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에 진입해 수개월간 1위 자리를 내놓지 않았다. 스님이 겪어온 삶의 역정과 치열한 구도기 속에서, 진리와 한몸이 되어 살아가는 ‘자유인의 삶’이 독자들의 가슴을 울린 것이다.
담백하면서도 맛깔스러운 문체는 여전했다. 향봉 스님의 글은 ‘눈물방울 두어 방울’로 표현된다. 유쾌하게 이어지는 문장을 따라가며 입가에 미소가 번지다가도, 어느새 가슴이 먹먹하고 절절해진다. ‘눈물방울 두어 방울’ 적시지 않고는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다. 급기야 독자들은 1979년 초판 이후 60만 부 이상 팔려나간 『사랑하며 용서하며』를 소환하기에 이르렀다. 향봉 스님이 화제로 오르는 곳에서는 늘 『사랑하며 용서하며』가 언급되었고, 재출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점 커져갔다.
『사랑하며 용서하며』는 가히 명불허전(名不虛傳)이다. 젊은 수행자의 자유에 대한 열망과 고뇌로 가득하면서도, 사람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마음이 눈물겹도록 아름답게 전해진다. 책을 읽지 않는 시대, 오랜만에 옛 글의 향수에 깊이 젖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그리고 『산골 노승의 화려한 점심』과 같이 놓고 읽는다면, 혈기왕성했던 젊은 날의 향봉 스님과 자유롭고 한가로운 산골 노승 향봉 스님을 동시에 마주하며 다시금 인생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사랑하며 용서하며』는 과연 무엇이 특별한가?
그것은 오로지 하나,
향봉 스님의 처절하도록 아름다운 진솔함이다!
“그의 타는 듯한 눈빛이 좋고 그의 음성이 좋으며 그의 집착이 없는 무소유의 발자취가 더욱이 좋다. 아마도 향봉이는 이 세상에 오래 머물진 않을 것 같다. 그는 커다란 불덩이요 바람처럼 인생을 엮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오현 스님, 『사랑하며 용서하며』 초판 추천사
현재 70대 중반의 향봉 스님은 여전히 목소리가 쩌렁쩌렁하다. 그만큼 당당하고 거침이 없다. 오현 스님의 추천사에서 보듯, 젊은 시절 그는 분명 ‘커다란 불덩이’였음이 분명하다. 『사랑하며 용서하며』의 글들은 대부분 20대 후반에 쓴 글이다. 뜨겁다 못해 타오를 듯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까이 다가가 손을 잡고 안아주고 싶을 만큼 애처롭기도 하다.
향봉 스님의 글은 가감이 없고 꾸밈이 없다. 문장은 수려하지 않지만 흡입력이 있다. 날것 그대로이면서 가슴을 후벼판다. 그런데 아프지가 않다. 이것은 그의 자화상이자 우리의 자화상이다. 젊은 시절을 겪어본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인생의 통과의례이자 처절함이다. 그 속에서 인생을 배우고 지혜를 습득하게 된다. 지나간 것은 아무리 고통스럽더라도 아름다울 수밖에 없다.
이 책이 특별한 것은 향봉 스님의 투명한 진솔함이다. 그 어느 것도 숨김 없이 소위 ‘맞짱’을 뜬다. 수행자의 체면이나 위선 따위는 찾아볼 수 없다. 오로지 자유와 깨달음에 대한 갈망과 사람에 대한 사랑과 자비의 마음만 있을 뿐이다. 책의 마지막 장인 ‘염화실 탐방’에서 당대의 큰스님들, 경봉ㆍ구산ㆍ고암ㆍ서옹ㆍ성철ㆍ월산ㆍ월하ㆍ우화ㆍ운허ㆍ춘성ㆍ탄허ㆍ향곡ㆍ향봉ㆍ혜암 스님을 찾아가 울부짖듯 가르침을 묻는 장면들도 인상적이다.
45년 전 책이 지금 우리 시대에 유효할까? 여타의 고전들이 그렇듯 재미와 감동, 그리고 독자를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키고 성장시키는 지혜와 메시지가 담겨 있다면 가능할 것이다. 『사랑하며 용서하며』는 그러한 조건들을 충분히 갖추고 있다. 왜냐하면 이 수필집을 ‘인생의 책’이라고 말하는 이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