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반세기 동안 글을 쓰고 수필 강의를 해 온, 구순을 맞은 손광성 수필가의 작품 중 최고의 평을 받은 92편의 수필을 한 권으로 묶은 것이다. 463쪽, 10장으로 구성된 주옥같은 작품들과 직접 펜으로 그린 삽화를 실어 한껏 격조를 높인 수필선집이다.
손광성 작가는 한 시인으로부터 “모국어의 발전에 이바지한 작가”라는 평을 들은 문장가다. 뿐만 아니라 독창적인 수필 쓰기를 위한 실질적이고도 효과적인 지침서를 펴낸 수필이론가다. 그리고 전통의 멋과 가치, 글맛을 살린 자연스러운 문장으로 재해석한 우리 고전 수필의 정수(精髓)를 번역 소개하기도 했다.
또한, 아름다운 글과 그림이 어우러진 또 다른 감동을 창조해 온 작가이자 화가로서 새로운 색채 언어를 빚어낸 그는, 문학과 회화의 예술적 아름다움을 보여 줌으로써 수필이 주는 감동을 더하고, 수필의 매력을 널리 전파하여 작가들을 길러낸 스승이다.
이 책은 이런 적확한 이론과 탄탄한 문장, 유려한 문체와 그림으로 수필계를 리드해 온 손광성 작가의 작품세계를 시대순으로 배열해 놓았다. 이유는 한 작가의 글의 변천 과정을 보여 줌으로써 글에 투영된 작가 세계와 그가 살아낸 시대의 애환, 인간의 근원적 고독과 그에 대한 사유의 깊이를 들여다보며 위안과 내적 충만함을 느끼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스승인 고 피천득 선생으로부터 “손광성의 수필은 한 편 한 편이 모두 시다”라는 평을 들은 손광성 작가, 그의 대표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는 《바다》는 “살아오면서 내가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수필이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수필을 사랑하고 수필의 예술성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온 그의 작품세계를 충분히 느낄 수 있는 의미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