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웠던 겨울, 푸르렀던 봄, 오래도록 머무르고 싶었던 여름
지나왔으나 영원히 저물지 않을 우리의 청춘에게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 힘들어지는 순간이 있다. 그럴 때면 타인을 향하는 관심도, 우리의 내면에 와닿는 마음도 오롯이 존재할 힘을 잃고 만다. 그토록 외롭고 힘든 순간을 겨울이라고 한다면 어떨까. 작가는 이야기한다. “추운 겨울이 지나고 봄이 오듯이, 우리의 시련 뒤에는 새로운 날이 찾아올 거라고”
타인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는 삶 속에서, 우리는 자신이 어떤 사람으로 존재할 수 있을지에 대하여 고민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를 소중하게 바라봐 주고 생각해 주는 사람들이 우리의 곁을 지킨다. 그들의 시선에서 건져올린 위로의 문장들은 우리의 내면에 깊이 뿌리를 내린다. 때로 우리는 그 문장이 “나를 살아가게 만드는 것”과 같다고 느끼고(「어느 문장은 나를 살아가게 한다」), 그 문장으로 하여금 우리를 “믿고 의지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기도 한다”(「당신은 누군가의 희망이라는 걸」).
그들의 위로는 자기 자신을 위로할 힘을 준다. 우리는 살아가며 관계와 경험을 쌓는 동시에 무수히 많은 이별을 마주쳐야 한다. 계절에 따라 변하는 정경처럼, 우리는 안녕과 안녕을, 서로 다른 인사를 건네며 성숙해지는 방법을 배운다. 타인으로부터 받은 위로는 내면을 고요히 가라앉히는 중력으로 자라난다.
누군가가 나를 떠올렸을 때 웃을 수 있도록, 내가 그 순간을 떠올렸을 때 웃을 수 있도록, 살아가며 남긴 것들이 추억이 될 수 있도록, 삶의 장면들을 많이 만들어두자. 그리고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그런 장면으로 남을 수 있는 사람이 되자. _ 「삶의 장면」
어떤 사람이 되겠노라 결심하는 것은 성장의 한 방법이기도 하다. 점점 자기 자신과 친해지고, 나를 사랑하듯 타인을 사랑하게 된다. 타인의 시선에서 위로의 문장을 건져올렸듯, 이제 우리는 타인에게 위로를 건넬 수 있게 된다. “삶의 틈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처럼”(「삶의 틈 사이로 들어오는 햇살」), 겨울날 홀로 감겨 있던 우리의 시선은 푸르른 봄을 담아낼 수 있도록 따스히 확장된다. 그러다 보면 햇살이 머리 위에 환히 드리우는 여름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행복, 사랑, 작은 변화들에 관하여 이야기한다. 우리의 마음은 이처럼 가장 작고 관념적인 것들을 뼈대 삼아 가장 튼튼한 근육을 키운다. 꿋꿋하게 무너지지 않는 마음을 안은 채 청춘을 지나고, 가장 찬란한 계절을 지나다가 다시 외로움을 마주치게 되더라도 괜찮도록 말이다. 다시 외로워지더라도 괜찮다. 우리는 이미 타인의 위로를 받아들이는 방법을, 자신을 아끼고 사랑해 줄 방법을 알고 있다. 우리가 마주할 겨울이 한 순간이 아니듯, 우리의 봄과 여름도 다시 찾아올 수 있다. 우리의 청춘이, 작은 행복들로 켜켜이 쌓은 안녕이 영원히 저물지 않을 것임을 이야기하는 목소리가 따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