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푸른 나무 한 그루 품고 사는 모두에게 선물하는 성장에세이 『안녕♡바오』는, 생텍쥐페리를 고발하겠다는 저자의 ‘소송선언’으로 시작한다.
“바오밥 나무를 무고한 죄, (그러니 그 죄를 씻으려면) 세상에 나온 모든 『어린 왕자』 책을 회수”하고 “하루빨리 잘못된 내용을 수정”하라고 목소리 높이는 데서 시작한다.
‘생텍쥐페리는 왜, 『어린 왕자』에서 바오밥 나무를 어린 왕자의 별을 갉아먹는 몹쓸 나무로 그렸을까?’
이 소소한 질문에서 시인은, 바오밥 나무를 향한 수십 년 오랜 여정을 시작한다. 시인은 우여곡절 끝에, 그립고 그리던 바오밥 나무를 찾기 위해 마다가스카르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마침내 바오밥 나무숲을 마주하고는, 실제 바오밥 나무는 생텍쥐페리가 『어린 왕자』에서 그렸던 ‘별들을 망가뜨리고 파괴하는 나쁜 나무’와는 다르다는 것을 확인한다.
바오밥 나무는 키가 크고 몸통이 굵지만, 가지는 짧다. 다른 식물들의 일조를 방해하지 않으려는 배려 때문이다. 시인은 어린 왕자처럼 여행하면서 사막을 걸었고, 보아뱀을 만났다. 바오밥 나무에 구멍을 뚫어 빗물을 저장하는 방법도 알게 되었다.
바오밥 나무는 인간과 동물에게 물을 내어주고, 햇볕을 가리지 않기 위해 가지를 짧게 두는 ‘착한 나무’였다.
시인은 자신의 녹슬지 않은 안테나에 강하게 접속되는 신호를 찾아 떠난다.
그 끌림, 시인의 유년으로부터 기억을 관통하는 여행의 기록이다
이 기록은 시인 자신 유년의 기억에, 티베트 어린이 마을 학교 어린이들에, 몇 개의 문학상 상금과 팬데믹, 바오밥 나무 그림 전시회에, 몽골 사막의 모래언덕과 닿아 있다.
시인은 마다가스카르에서 마주한 다정한 바오밥 나무에 매료되어, 호텔에서 만난 프랑스 할아버지로부터 씨앗을 얻어와 지인들에게 분양하며, 지리산 자락 동매마을에서 키우기 시작했다.
‘바오’라는 이름을 붙이고 사계절을 함께 보낸다. 키가 훌쩍 커진 바오를 큰 화분으로 옮겨 새집을 선물하고, 겨울을 지낼 비닐하우스까지 만든다.
‘아이를 낳고 키우기는커녕, 결혼도 하지 않고 백발의 나이가 된 내가 마치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것 같다.’
때로는 친구처럼 이야기를 들려주고, 때로는 자식처럼 정성 들여 챙기면서 ‘바오’의 성장 과정을 옮긴다. 시인은 ‘바오’를 키우면서 와닿은 영감을 시로 풀어내며 깊은 울림을 남긴다.
“반가워, 우리는 모두 서로 연결되어 있구나. 별과 달과 해와 우주의 모든 생명있는 존재들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