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 어린이에게
〈너의 손을 잡으며〉는 어른이 어린이에게 배우고, 어린이와 함께하며, 어린이와 같이 자라는 것에 대하여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생각, 느낌이지만 굉장히 보편적인 의미와 가치로 다가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이 책에서 우리는 가족 간에 사랑이 넘치는 순간들을 여러 장면과 아빠와 딸들 각자의 시로 충분히 느끼게 됩니다.
어린아이에게 배려심을 가지고 잘해 주어야 하는 까닭을 어른인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습니다. 아이에게 우리가 1의 사랑을 주었다면 그 사랑은 그 아이의 지금의 인생에서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인생에서도 100, 1000, 아니 무한대의 효력을 낼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처럼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효력을 내는 것이 어른이 어린이에게 해 주는 사랑입니다. 이것이 부모의 제일의 역할이자 존재 이유 그 자체죠.
그러나 우리가 이러한 사실을 잊고 내가 힘들고 내가 바쁘다고 아이들을 애정 없이 대한다면 사랑의 효력이 극대화될, 인생에서 가장 소중하고 중요한 이 시기는 금세 지나가 버리고 맙니다.
후회해도 소용없습니다. 인생의 시계를 거꾸로 돌릴 수는 없으니까요. 두 아이와 함께하면서 이런 점을 많이 느낍니다. 그래서 자꾸 내가 이 소중하고 중요한 시기에 할 수 있는 것을 찾게 됩니다. 저 자신에게 부족한 게 많습니다.
초점은 ‘아이의 정서적인 안정’에 두어야 한다는 것을 매일 느낍니다. 편안하고 유쾌한 분위기, 긍정과 긍휼의 관점. 이 기본 중의 기본, 핵심 중의 핵심을 지켜야 하는데, 이것은 곧 부모 자신이 형식이 아닌 본질로 선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겠지요. 이것은 궁극적으로 이 책이 지향하고 있는 지점이기도 합니다.
인생을 살아 보면 중요할 때와 힘들 때 주는 도움의 가치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그리고 실은 아이들이 그 사랑스러움과 귀여움으로 우리에게 사랑을 어찌 보면 더 많이 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어른이 아이에게 일방적으로 사랑을 주는 것이 아니라, 어른과 아이가 서로 사랑을 배워 가고 나누어 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사랑의 유산’이 가정에서 세대 간에 이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그리고 더 넓게는 가정의 바깥에서도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그러하기를 소망합니다. 아이는 소중하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