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중해가 보이는 스페인 발렌시아 지방의 알리칸테로 30대가 되어서야 어학연수를 떠난 작가의 눈에 비친 스페인 거리의 일상을 생생하고 실감나게 담고 있는 책이다. 짧은 여행은 감질나서 여행지에 머물러 보고 싶다는 오랜 소망을 이룬 작가가 생활하면서 체험한 문화적인 발견, 도전, 그리고 성장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스페인에서는 뜨거운 빵을 먹지 않으며 크리스마스에는 모든 식당이 문을 닫고 그곳에도 취업난에 고민하는 청춘들이 있다는 사실은 살지 않았으면 몰랐을 이야기들이다. 현지인들의 모습과 생활 방식이 작가의 지나온 여정의 기억과 감정을 함께 어우러져 있어 책을 읽다보면 스페인에 대해 더 깊게 이해하고 공감하게 된다.

더불어 현지인처럼 가이드북 하나 없이 떠나 무작정 돌아다닌 스페인 소도시 여행지에 대한 소개와 풍경 사진은 미처 알지 못했던 스페인의 새로운 문화의 아름다움과 다양성에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다. 지중해의 아름다운 풍경과 여름밤 거리 사진을 보다보면 야외 테이블에서 와인 한 잔을 마시며 지중해 해변을 바라기 위해 어느새 스페인으로 떠나고 싶다는 마음을 불러일으킨다.

우리는 인생에 한번쯤 다 버리고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곤 한다. 떠나면 모든 것이 변할 것 같다고. 저자 역시 스페인에서의 생활이 인생을 바꿀 줄 알았지만 돌아오니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스페인이 삶의 자취에 큰 흔적을 남겼다고 말한다.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삶이 끝나는 날까지 안전하게 지켜줄 추억이 있어 후회하지 않는다고. 스페인에서의 추억은 저자 인생의 버팀목이 되었다. 자신에게 그랬듯이 이 책을 읽은 독자들이 저마다의 추억을 만들 수 있는 용기와 스페인에 대한 애정을 선물하길 바라며 스페인의 매력적인 세계로 초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