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많이 상대하는 직업이라 외향적이고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이 적성에 맞을 것 같지만 꼭 그렇지도 않아요. 이 일은 매뉴얼이 딱 정해져 있어요. 기내서비스를 할 때는 이렇게, 승객이 어떤 요구를 할 때는 이렇게, 등등 매뉴얼에 따라 일을 하는데요. 승객에게 기본적으로 친절해야 하지만 과장된 친절은 필요 없어요. 다만 성실함은 있어야 하죠.

승무원이 되고 싶은 청소년이라면 유럽을 비롯한 서양사만 공부할 게 아니라 아시아와 아프리카, 남아메리카에도 관심을 가지고 세계사를 폭넓게 공부했으면 좋겠어요. 승무원이 되면 세계 여러 곳을 다니는데요, 특히 우리나라는 동아시아 노선이 많아요. 우리나라 여행객도 많고 그 나라에서 우리나라로 여행하거나 일하러 오는 승객들도 많고요.

비행기를 타고 여행하기로 마음먹은 사람들이 여행을 막 시작할 때 만나는 사람이 승무원이고, 여행하고 돌아가는 길에 마지막으로 만나는 사람도 승무원이에요. 여행객 입장에서는 여행의 시작과 끝을 함께 하는 사람이다 보니 기억에 남는 게 아닐까 싶어요. 한국을 떠날 때의 승객들은 여행에 대한 기대감으로 들떠있고 기분이 좋으세요. 이럴 때 승무원이 밝은 모습으로 서비스를 하면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또 여행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갈 때는 비행기에 탑승하면서 편안함을 느끼시는 것 같아요. 낯선 환경에서 긴장했던 마음이 풀리며 드디어 집에 가는구나 하는 안도감. 그래서 저희가 베풀었던 작은 성의를 기억해주시는 게 아닌가 싶어요.

-『안전하고 편안한 비행의 동반자 승무원』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