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학 공부가 그냥 재미있고, 배운 것을 자신의 표현으로 다시 정리하다 보면, 보다 심도있게 확립할 수 있고, 정리한 내용을 다른 의사들이 읽을 때 뭔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런 생각으로, 소아청소년과 후기 수련의 때부터 소아감염학을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당시에는 책을 출판하고자 하는 등의 의도는 티끌만큼도 없이, 공부한 것을 자신만의 표현으로 재구성하며 자신의 지식을 심화시키고, 정리한 것을 지인들이 한 번쯤 읽어줄 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정도의 의도밖에 없었습니다.
후배 의사들은 종종, “추천해주실 만한 소아감염학 책 없습니까?”라고 묻습니다. 성인을 위한 감염학 관련 서적들은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지만, 소아감염학 관련 서적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있더라도, 수두나 수족구병 등의 바이러스성 감염증의 설명에 거의 할애되어 있으며, 젊은 소아청소년과 의사들이 찾는 신생아 발열에 대한 대응이나 관절염, 골수염에 대처하기 위한 실제적인 항생제 사용을 다루는 서적은 별로 없습니다. 그때마다 정해놓고 제가 정리한 내용을 건네곤 했습니다.
그즈음, 존경하는 야마모토 슌고선생님께서, “출판사를 소개해 줄 테니 책을 만들어 보는 건 어때요?”라며 의학서원사의 니시무라씨를 소개해 주셨습니다. 애초에 혼자 공부하기 위해 정리한 내용이었기에, 출판에 어울릴 만한 글이 아니었습니다. 그로부터 6년에 걸친 집필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소아감염학을 총망라할 경우, 가장 빈도가 높은 바이러스 감염은 물론 백신에 관해서도 언급해야 합니다. 하지만, 수두나 수족구병 등 바이러스 감염은 유사한 책들이 많이 나와 있고 백신 스케줄도 매년 변경될 수 있으므로, 이 두 가지는 굳이 다루지 않고 항생제가 사용되는 질환과 사용이 망설여지는 질환에 한해 설명하기로 했습니다.
성인들을 주로 진료하는 의사들에게 유용하도록, 성인과의 차이점도 곳곳에 담았습니다. 내용은, 최신 논문 및 가이드라인을 숙지하여 되도록 근거를 바탕으로 한 서술을 지향하고 있지만, 미흡한 부분이나 다시 검토해야 할 부분도 많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부족한 이 책이 여러분의 소아감염병 진료에 도움이 되고, 많은 아이들을 구해, 결과적으로 미래의 아이들을 위한 적절한 항생제 사용에 일조할 수 있다면, 더없이 행복한 일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소아감염학의 기본을 가르쳐 주신 사이토 아키히코 선생님, 감염증학의 기본을 가르쳐 주신 이와타 겐타로 선생님, 의사로서 초석을 가르쳐 주신 마츠무라 마사미 선생님, 신념 관철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신 노무라 히데키 선생님에게 감사드립니다.
또 이 책을 쓰기까지 6년이나 걸렸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수없이 격려해 주신 의학서원사의 니시무라 씨에게도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일을 우선하는 경향인 제 곁에서 항상 함께 해준 아내와 아들, 딸에게 고마움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