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각막형태검사의 해석에 관한 ‘Corneal Topography with Wavefront & AS-OCT’를 출판하게 되어 감개무량합니다. Topography는 제 30년 안과 의사 생활에서 큰 의미를 갖는 분야입니다. 제가 전안부를 전공분야로 하게 된 이유 중 하나였기 때문입니다. 전공의 시절 어두운 방에서 행하였던 대부분의 안과검사는 흑백으로 결과가 나와서 마음도 우울해졌는데, 컬러풀한 Topography를 접하면서 안과에 흥미를 느끼게 되었습니다. 전문의가 된 후 Topography에 대해 더 공부하고자 했지만 국내에서는 참고할 만한 서적이 많지 않아 해외 학회 모임에서 관련 발표 및 instruction course를 들으며 지식을 쌓아 나갔습니다. Naoyuki Maeda 선생님은 2001년 ASCRS에서 제 발표를 들으시고 ‘너의 커리어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씀하시면서 선뜻 다가와 주셨고, 그때부터 현재까지 제가 Topography와 Wavefront를공부하는 데 조건 없이 전폭적인 지지와 도움을 꾸준히 주고 계십니다. Maeda 선생님이 집필하신 책을 저에게 주셨고, 본인이 직접 개발에 참여하셨던 여러 관련 장비를 한국으로 보내주셔서 사용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주셨습니다. ‘너의 연구 성과와 지식을 다른 사람과 공유했으면 좋겠다’는 바램이 유일한 조건이었습니다. 그래서 2003년부터 매년 안과학회에서 instruction course를 진행했지만 1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안에 방대한 Topography 지식을 모두 공유하기는 불가능했습니다. 결국 책을 집필하기로 마음먹었고, 기왕 하기로 한 이상 어디에다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은 책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욕심이 과했을까요?

Topography 해석에 관한 책을 낸다는 것은 논문이나 교과서의 한 챕터를 쓰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힘든 일이라는 것을 집필을 시작하고 나서야 깨닫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책을 집필하기에는 제 지식이 너무 부족하다는 현실도 느끼게 되었습니다. 원고를 쓰는 동안에도 새로운 장비가 출시되기 일쑤였고, 그 장비들을 직접 사용해 보고 충분히 이해를 한 뒤에 원고를 쓰는 방식으로 집필을 진행하다 보니 기획으로부터 책이 실제 출판되는 데까지 10년 이상이 걸리게 되었습니다.

‘Corneal Topography with Wavefront & AS-OCT’는 단지 하나의 장비가 아닌 국내에서 사용되고 있는 다양한 원리의 Topography 장비를 모두 직접 사용해 보고 임상 증례를 통하여 해석하는 가이드를 제시하고자 노력하였습니다.

이 책을 보시는 분들이 이해하기 쉽도록 마치 1:1로 이야기하듯이 기술하였고, 간결하게 요점을 정리하여 독자가 편하게 책을 접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기존의 책들에서 보였던 형식을 최대한 벗어나려 노력하였습니다. 이 책이 많은 선생님들께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