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김윤미 작가의 두 번째 창작집이다. 〈가련한 선희 씨의 사소한 소망〉을 비롯한 5편의 중편 소설과 2편의 단편 소설 그리고 9편의 에세이로 구성되어 있다. 김윤미 작가는 자기 내면의 고통과 육체의 질병을 이 책을 쓰면서, 서서히 극복했다고 하였다. 그만큼 그녀의 모든 것을 이 책에 쏟아부었다고 할 것이다. 오죽하면, “글을 쓰는 일은 나의 영혼을 글 속에 갈아 넣는 작업”이라고 하였을까?
그중 〈선희 씨의 사소한 소망〉 소설의 주인공인 선희는 작가가 가장 사랑한 인물이었다. 그만큼 주인공, 선희 씨는 이 세상의 기준으로 볼 때, 지독히도 고통스러운 삶을 살았다. 게다가 그녀가 사랑이라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그녀는 아마도 죽음을 생각했을 것이다. 마지막에 그녀의 유일한 희망이자, 친구였던 사람에게서조차 외면당하자, 선희 씨는 이제 이 세상을 살아갈 이유조차 없어지는데, 작가는 결국엔 누구도 생각지 못한 참혹한 죽음을 그녀에게 준비해 두었다! 누구도 생각지 못한 죽음이기에 그 죽음을 처음 글로 접했을 때는 이것이 실제 상황인지, 선희 씨의 생각 속에서 일어난 것인지가 혼란스러웠다. 그러나 작가의 글을 다시 천천히 읽어 보면서 선희 씨를 통해 전하고자 하였던, 그녀가 겪어내는 지독한 아픔과 서서히 죽음을 맞이하는 비참한 죽음의 과정 등이 보이기 시작하였다. 작가는 그녀의 죽음에 관하여 많은 생각에 생각을 거듭하였음이 틀림없다. 그 죽음이 너무나도 생소하고, 고통이 느껴지는 과정이어서, 책을 덮은 후에도 오래 선희 씨의 생애와 죽음이 뇌리에 남는다.
작가는 후기에서 이 책의 주인공들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한다.
“내 소설 속의 여자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이 세상의 기준으로는 고달프고, 힘든 삶을 살았다! 참 이상하게도, 나는 그녀들에게 힘든 삶을 살도록 하였다. …… 나는 그녀들이 비록 외적인 면으로는 불행한 삶을 살았지마는, 그들이 늘 작은 희망의 끈만은 놓지 않았으면 했다. 또한 그녀들의 삶이 아프고 힘든 삶을 살아내는 나와 내 친구들에게, 그리고 이 책을 읽는 여러 독자분께 작은 희망이라도 주었으면 하면서, 이 책의 마지막을 마무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