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신흥평화의 개념’에는 신흥평화에 대한 개념적이고 이론적 논의를 담은 세 편의 글을 실었다.
제1장 “신흥평화의 개념적 탐구: ‘창발(emergence)’의 시각에서 본 평화 연구의 새로운 지평”(김상배)은 평화 연구의 새로운 지평을 여는 차원에서 ‘신흥평화(emerging peace)’의 개념을 탐구하였다. ‘신흥안보(emerging security)’로 대변되는 새로운 안보위협의 도전에 직면하여, 최근 안보 분야에서는 새로운 이론적 시각을 도입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지만, 평화 연구는 여전히 전통적 시각에만 머물러 있다는 문제를 제기하였다.
제2장 “탈냉전의 종식과 우크라이나 전쟁 전후 세계질서의 변화와 신흥평화의 가능성”(전재성)은 2022년 2월 24일에 발발한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보는 신흥평화의 가능성을 살펴보았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을 추적하고 개념화하는 노력을 통해 평화의 개념을 파악하려는 시도이다.
제3장 “평화의 형이상학과 경합주의적 개념화: 국제정치의 이론적 기초”(민병원)는 ‘신흥평화’라는 개념화 작업의 기초로서 기존의 평화 개념이 담고 있는 본질적인 측면을 부각하고, 이를 통해 새로운 평화 개념의 가능성을 타진하였다. 현실정치의 변화를 배경으로 하여 전개되어온 평화 개념의 확대가 어떻게 이루어져 왔고, 또 무엇을 그 이론적 핵심으로 하는지 살펴보았다.
제2부 ‘신흥평화의 사례’는 이 책에서 제시한 신흥평화의 개념을 검토하는 차원에서 사이버 평화, 인공지능 평화, 공급망 평화, 보건 평화, 환경 평화, 난민·이주 평화의 여섯 가지 사례를 살펴보았다.
제4장 “신흥안보와 사이버 평화론”(윤정현)은 현재 사이버 공간에서는 소극적 의미에서부터 적극적이고 포괄적인 의미에 이르기까지 사이버 평화 개념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고 있다는 지적에서 시작한다. 가상과 현실이 융합하고 이슈 간 경계를 허물고 있는 사이버 공간의 진화는 사이버 안보뿐만 아니라 사이버 평화의 개념에 대해서도 새롭게 접근해야 할 필요성을 제기한다.
제5장 “알고리즘 평화: 알고리즘 대 알고리즘의 대결”(송태은)은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대한 논의와 신흥평화의 논의를 접맥하였다. ① 알고리즘에 의한 사이버 공간 방어, ② 알고리즘에 의한 치안과 평화유지 활동, ③ 알고리즘에 의한 비확산·군축, ④ 알고리즘에 의한 공급망 보호와 군사적 의사결정의 관리 등 네 개 주제를 통해 신흥평화로서의 ‘알고리즘 평화(algorithm peace)’의 의미를 논하였다.
제6장 “공급망 재편의 정치경제와 신흥평화”(이승주)는 코로나19 이후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공급망 재편의 맥락에서 신흥평화를 다루었다.
제7장 “보건의 평화: 보건위기 극복과 지속가능한 보건 평화의 모색”(조한승)은 보건안보 이슈와 신흥평화의 개념을 연결하는 시도를 펼쳤다.
제8장 “환경과 신흥평화: 다양한 경로를 찾아서”(정헌주)는 신흥안보의 주요한 이슈로 부상한 기후변화와 환경악화가 역설적으로 평화를 촉진할 가능성을 살펴보고 그 구체적 경로를 탐색하였다. 제8장은 기후변화와 평화가 연계되는 세 가지 구체적 경로를 제시한다. 첫째, 기후변화·환경악화가 분쟁 당사자의 인식, 역량과 이들에게 가용한 자연자원에 변화를 가져와 분쟁 해결과 평화구축이 기여하는 경로이다. 둘째, 기후변화·환경악화가 확산, 제도 구축, 인식과 정체성 변화, 기술혁신이라는 우회로를 통해서 평화에 이르는 경로를 논한다. 세 번째 경로는 환경이 도구이자 목적으로서 인간 행위자 사이의 평화뿐만 아니라 인간과 자연환경 사이의 평화에 이르는 가능성을 살펴본다.
제9장 “신흥평화 연구로서의 인권과 난민·이주”(이신화)는 안보의 개념과 이슈와 특성이 전통적 군사 영역으로부터 확대되고 있는 국제관계에서 평화 연구도 전통안보의 시각에서만이 아니라 포괄적 안보, 특히 신흥안보 영역에서의 평화 개념이 무엇이고 평화에 대한 새로운 접근이나 담론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제기에서 시작한다. 제9장은 탈냉전기 이후 비전통안보나 인간안보 차원에서 논의되어온 인권과 난민·이주 이슈가 새삼 왜 신흥안보 이슈이며, 이러한 신흥안보의 틀 속에서 무엇이 진정한 ‘평화 상태’인지 살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