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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먼 갤러리스트

눈먼 갤러리스트

  • 요한 쾨닉
  • |
  • 열화당
  • |
  • 2023-02-20 출간
  • |
  • 192페이지
  • |
  • 130 X 208mm
  • |
  • ISBN 9788930107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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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미술은 다른 예술보다도 주로 ‘보는 행위’에 의존하는 분야이다. 현대미술이 점차 개념화되고 다른 여러 감각을 동원해 감상을 유도하지만, 시각은 여전히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런 미술계에서 시각장애인이 예술작품을 선별해 대중에게 소개하고 판매하는 것이 과연 가능할까? 독일의 갤러리스트 요한 쾨닉(Johann König)은 시각장애인으로서 언뜻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이 영역에 틈입하여 뜻밖의 흐름을 만들고 있다.
이 책은 유럽, 그중에서도 예술의 중심지인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눈먼 갤러리스트’의 자전적 에세이다. 쾨닉은 이 책에서 갤러리에 얽힌 다양한 일화뿐만 아니라, ‘갤러리스트’나 ‘시각장애인’이라는 호칭에서 떠올리게 되는 전형적인 모습에서 비켜나간 한 인간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때로는 경쾌하게 담아냈다.

열두 살 소년, 시각장애인이 되다
요한 쾨닉은 쾰른 출생으로 그의 가족은 각종 예술계에서 종사하고 있었다. 그의 어머니 에다 쾨흘 쾨닉(Edda Köchl-König)은 결혼 전까지 배우이자 일러스트 작가로 활동했고, 아버지 카스퍼 쾨닉(Kasper König)은 미술관 큐레이터이자 예술대학의 교수로 재직했다. 그러다 보니 어린 시절부터 집안 곳곳에 각종 오브제가 즐비했고, 부모의 지인들 곧 예술가들이 그의 집을 드나들기 일쑤였다. 저자도 많은 작품을 접하면서 몸소 미술을 경험하고 여러 사람과 관계를 맺었던 것은 행운이었다고 말할 정도로, 그를 둘러싼 환경은 예술을 바라보는 자신만의 관점을 은연중에 형성했다.

“애초에 나는 미술에 단순히 시각적인 것을 뛰어넘는 그 무언가가 있다는 것을 배웠다. 벽에 걸린 이미지만큼이나 우리 머릿속에 형상화되는 이미지도 중요하다. 아니, 오히려 그것이 더 중요할 때가 많다.” (p.17)

이처럼 예술적 자양분을 축적하며 근사한 유년기를 보내던 어느 날, 그의 평화로운 세계가 무너져 내렸다. 방에서 혼자 신호총을 가지고 놀다가 폭죽이 터지는 바람에 쾨닉은 두 눈의 시력을 잃고 만다. 다행히 각막을 이식하는 응급 수술을 받아 눈이 완전히 멀지는 않았지만, 이후에도 시력은 좋아지고 나빠지고를 반복했다.
한편, 수많은 약물 복용과 수술, 장기 이식 대기자로서의 막연한 기다림 속에서도 그가 무기력과 절망을 떨칠 수 있었던 데는, 또래 시각장애인들과의 교류가 한몫했다. 쾨닉은 마르부르크의 시각장애인 학교에서 자신과 비슷한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만나며 점차 과거의 트라우마와 단절하고, 시각장애인들의 삶이 여느 비시각장애인의 삶과 마찬가지로 그 나이대에 걸맞은 순수한 호기심과 자유분방함이 있음을 깨닫는다. 그렇게 학교에서 제공하는 양질의 교육을 받으며 자립적인 삶을 꾸려갈 힘을 기르게 된다.

다사다난한 갤러리 생존기
제아무리 시각장애인 학교의 교육 시스템이 좋고 직업 워크숍이 제공된다 한들, 시각장애인이 선택할 수 있는 직업의 폭은 제한적이었다. 이러한 제약에도 불구하고 쾨닉은 예술과 관련된 업무에 종사하고 싶었던 탓에 주말만 되면 프랑크푸르트에서 온갖 예술 현장에 참여하며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데 힘썼다. 큐레이터였던 아버지나 형제인 레오가 뉴욕에서 갤러리를 운영하고 있어서 그의 열망은 더욱더 커졌다.
그의 계획은 자신만의 전시 공간을 세우면서 구체화됐다. 졸업을 앞둔 2002년, 그는 베를린에 ‘요한 쾨닉 베를린(Johann König, Berlin)’을 설립한다. 하지만 개관식은 세간의 주목을 얻지도 못한 채 초라하게 끝났고 이식받은 각막마저 몸에서 거부 반응을 일으키는 등 상황이 좋지 않았다. 갤러리를 계속 운영하는 것 외에는 달리 방도가 없기에, 그는 거듭 새로운 예술가를 발굴하고 자신만의 관점을 확립하고자 온갖 노력을 기울인다.

“역설적으로 들리겠지만, 시각장애는 나의 성공에 적지 않은 역할을 한 것 같다. (…) 저시력증으로 인한 보상작용이 일으키는 내적 집중력과 감각의 예민함을 잘 안다. 이것은 나만의 예술을 정의하는 데 도움이 됐다. (…) 내게는 기본적으로 예술가에 대한 큰 신뢰가 있었다. 그들과 함께 관객의 말문이 막히게 하는 장관을 이루고 싶었다. 나는 경험을 만들고, 다른 누구도 결코 만들어낼 수 없는 유일한 체험을 관람객에게 제공하길 원했다.” (pp.107-108)

독일 내의 경제 정책이라든지 9.11 테러와 닷컴버블 붕괴처럼 국제적인 차원에서 갤러리를 운영하는 데 악재가 있었음에도 요한 쾨닉 갤러리는 살아남았고 각종 미술 박람회에 참가하고 또는 초청받으며 베를린 예술계에 굳건히 자리매김하게 된다. 그의 갤러리가 이렇게 성장하는 데는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았던 쾨닉의 사업적인 감각이나 그만의 독특한 안목도 있었겠지만, 앞이 거의 보이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예술가들을 믿고 신뢰하며 지원해 주는 태도가 밑바탕이 됐음이 틀림없다.
2008년, 쾨닉은 새로운 시술법을 시도해 약 30퍼센트의 시력을 회복하게 되어 ‘약시(弱視)’가 되었고, 그간 보이지 않았던 것들, 미처 깨닫지 못했던 것들과 마주하게 된다. 일부 회복된 시력은 정서적인 만족감을 주었지만, 동시에 두려움도 가져왔다. 혹여 그가 소개하던 작품을 직접 보았을 때 마음에 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지만, 다행히 시간이 지날수록 자신의 직관과 선택이 옳았음을 확신하게 된다. 그의 자존감이 높아지면서 자연스레 갤러리 프로그램도 변했고, 이른바 작품에서 시각성이 돋보이는 작가들과도 협업하게 된다.
변화의 흐름은 갤러리 밖에서도 일었다. 당시 베를린에 국제 미술계 행사가 여럿 개최되고, 갤러리와 관람객의 수가 증가하고 쾰른의 대형 갤러리가 베를린으로 이전하는 등 사업적인 면에서 확장 가능성이 커졌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쾨닉은 2015년 자신의 갤러리를 1960년대에 지어진 건축물 장트 아그네스 교회(Kirche St. Agnes)로 개조, 이전한다. 이때 갤러리의 명칭도 ‘쾨닉 갤러리(König Galerie)’로 바꾸며 지금의 성장에 이르게 된다.

연약함은 우리 모두의 것
쾨닉은 초창기 실패와 성공의 경험은 물론이고, 이후 갤러리 간에 보이지 않는 신경전,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불안정한 사업에 대한 고충, 그리고 젊은 예술가들과 이뤄낸 만족스러운 협업과 기획까지, 갤러리스트로서의 체험을 생생하게 서술한다. 그의 이야기가 더 호소력있게 다가오는 것은 그가 시각장애인이기에 앞서, 한 인간으로서 보여주는 진솔함 때문일 것이다. 저자가 말하듯 장애인은 동정의 대상도 아니고 대단한 영웅도 아니다. 부지불식간에 장애인을 대상화하는 시선을 걷어내고, 그들을 있는 그대로의 모습으로 바라보게 하려는 것이 진정 쾨닉이 전하고자 하는 핵심이 아닐까. ‘연약함은 우리 삶의 본질적인 구성 요소’라는 그의 말처럼, 오늘도 ‘눈먼 갤러리스트’는 담담하고 유쾌하게 자신만의 삶을 이어가고 있다.
책 중간에는 쾨닉의 어린 시절부터 최근까지의 모습이 사진첩처럼 끼워져 있어, 그가 지나온 세월과 함께했던 예술가들의 작품을 엿볼 수 있다. 또 다양한 작가와 미술관, 각종 박람회의 이름과 마주하며 미술 현장의 이모저모를 들여다보는 즐거움도 있을 것이다.

목차

눈먼 갤러리스트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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