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6부 47장으로 구성된 588쪽에 이르는 방대한 저작이다. 특히 저자는 미술, 음악, 문학 등 다양한 예술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이용하여 예술 작품을 창작하는(창작하게 하는) 현장의 프로듀서, 프로그래머, 엔지니어들을 인터뷰해서 그들의 예술 창작 경험을 생생하게 수록하고 있다.
제1부는 창의성의 개념을 이해하기 위한 공간이다. 특히 창의성의 7가지 특징과 창의성의 구현자인 천재의 두 가지 징표를 제시하고, 창의성 연구의 선구자인 마거릿 보든이 제시하는 창의성의 유형을 소개한다. 그리고 창의성을 구동시키는 무의식적 사고와 그것의 핵심 구성 요소를 논의한다. 그리고 현대 기술에서 창의성의 모습을 보여 주는 인공지능의 개념도 간략히 다룬다.
제2부는 시각 예술과 그림 그리기 스타일이나 기술을 모방하는 가장 간단한 단계부터 컴퓨터가 완전히 새로운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내는 단계까지 이르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흥미롭게 소개한다.
제3부는 로봇 재즈 밴드, 포크 음악, 대중가요 또는 12음 기법으로 컴퓨터가 만든 음악 작곡을 보여 준다.
제4부는 주로 시, 유머, 스크린 대본에 이르기까지 “언어 예술의 마법”과 관련된 프로젝트들을 제시한다. 주로 시를 다루지만 유머와 대본도 여기서 다루는 분야이다. 특히 이런 문학 분야에서는 말로 마법을 엮는 컴퓨터, 유머 감각이 있는 컴퓨터, 시인으로서의 AI 등이 소개되고 있다.
제5부는 컴퓨터가 인간을 보조해서 창작한 뮤지컬 《울타리 너머》를 만들고, 이를 무대에 올리는 놀라운 프로젝트를 소개하며, 창작과 상연의 모든 과정을 독자에게 공개한다. 이런 과정에 참여하여 컴퓨터와 인간의 역할을 고민하게 되는 독자들은 각각의 역할들을 배우들 간의 협력으로 볼 수 있는지를 가늠하게 된다.
제6부에서는 AI와 창의성에 대한 난해하고 철학적인 문제를 다룬다. 다시 말해 삶과 경험이 축적되어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할 때 직면하게 되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컴퓨터를 실제 인간 의 의식이라는 측면에서 생각할 수 있을까? 인간 창의성의 표준 특징을 컴퓨터에 적용할 수 있는가? 이런 묵직한 질문들을 제기하며 아서 I. 밀러는 그 해답을 찾고 있다.
아서 I. 밀러는 예술적 창의성과 인공지능의 상호작용에 주목한다. 그는 과학철학 교수이자 방송과 언론 계에서도 폭넓게 활동하면서 예술적 창의성과 인공지능의 상호작용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추적한다. 과학의 역사와 철학, 예술과 과학의 관계에 대해 묻고 따지는, 그의 각별한 열정과 눈부신 활약은 이 책 어느 곳을 펴더라도 만날 수 있다. 그런 그는 우리에게 한 가지 질문 속엔 그것과 직결된 여러 물음들도 함께 있다는 것을 일깨워 준다. 즉, 아서 I. 밀러가 ‘컴퓨터가 창의적일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우리에게 던지면 이 질문의 여파는 ‘인간은 컴퓨터가 지닌 고유의 재능과 창의성을 구별해 낼 수 있는가?’라는 물음으로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한다는 얘기이다. 지금은 정답은 없고 해답만 즐비한 시대지만, 이 책은 그 해답 역시 질문 속에 포함되어 있다는 것을 되짚어보게 한다.
아서 I. 밀러는 이 책에서은 컴퓨터와 인공지능을 매우 창의적인 도구로 사용하는 현대 예술가들의 다양한 예술 작품을 다루고 있다. 아서 I. 밀러가 거론하는 예술가들은 프로그래밍과 컴퓨팅의 더 높거나 낮은 역량과 단어, 색상, 소리 또는 이들의 혼합과 같은 한층 전통적인 도구를 결합해 낸다. 그들 예술가 중 일부는 자신의 컴퓨터나 소프트웨어를 하나로 도구로 여기지만, 다른 이들은 공동 작업자이자 공동 저자로 간주한다. 또 한 그중 소수의 사람들은 모든 창의적 과정과 저작자를 전적으로 기술에 맡긴다. 때때로, 예술가와 기계 사이의 경계를 구별하기란 정말로 쉽지 않다. 하지만 우리는 컴퓨터가 완전히 독자적으로 예술을 창조한다는 생각을 공유하긴 어렵다. 저자가 마무리 부분에서 지적했듯이, 적어도 현재로서는 아주 많은 필수 조건들이 누락되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의적 예술 작품을 위한 새로운 기술의 잠재력에 대한 아서 I. 밀러의 주장은 이 책을 통해 매우 설득력 있게 논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