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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탐견오드리-30(돌개바람)

명탐견오드리-30(돌개바람)

  • 정은숙
  • |
  • 바람의아이들
  • |
  • 2012-05-15 출간
  • |
  • 140페이지
  • |
  • ISBN 9788994475271
★★★★★ 평점(10/10) | 리뷰(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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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소개

『명탐견 오드리』는 세 가지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어지는데, 각각 오드리네 주인집 고서화 도난 사건, 이웃집 다이아몬드 실종 사건, 동네 애완동물 습격사건을 중심으로 그 내막을 파헤치는 오드리의 활약을 다루고 있다. 오드리는 아무래도 개이니만큼 예민한 후각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잡고, 발 빠른 기동력으로 갖가지 정보를 모은 다음, 명석하고 합리적인 추론을 거쳐 범인을 찾아낸다. 육포 냄새와 향수 냄새를 쫓다가 고서화 도둑을 찾아내고, 밤늦은 골목길에서 은밀한 대화를 엿들어 다이아몬드 도둑을 찾고, 영역 표시를 해둔 자전거를 추적해 동물 학대범을 발견하는 식이다.
오드리 햅번처럼 사랑스럽고 셜록 홈즈처럼 날카로운……
탐정이나 형사가 등장해 미궁에 빠진 범죄 사실을 파헤치는 추리소설은 어른뿐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장르다. 숱한 속임수와 무수한 방해를 간파해내고 결정적인 증거를 확보한 다음 “범인은 바로…… 당신이야!” 할 때의 쾌감이란! 이야기를 읽는 내내 탐정이 되어 범죄의 실마리를 쫓노라면 책장은 휙휙 넘어가고 시간이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를 정도다. 십대에 접어들면서 추리소설을 즐기는 것은 으레 진행되는 독서과정이라고 할 만큼 아이들은 본디 추리소설의 열성적인 독자다. 추리 과정이 고도의 지적 활동이라는 것까지 고려한다면 아이들을 위해 좀 더 많은 추리소설이 쓰여지지 않는 것은 의아하기까지 하다. 정은숙은 『봉봉초콜릿의 비밀』, 『명탐정 설홍주, 어둠 속 목소리를 찾아라』 등 보기 드물게 어린이용 추리소설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온 작가인데, 이번에 펴낸 『명탐견 오드리』 역시 제목에서부터 추리물임을 숨기지 않고 있다.
그런데 이상하다. 명탐‘견’이라고? 오! 그러고 보니 표지에는 탐정 모자를 쓰고 외알 안경을 쓴 강아지 한 마리가 떡 하니 앉아 있다. 그렇다. 이 흥미로운 추리소설의 주인공인 탐정은 다름 아닌 강아지, 이름하여 오드리다. 명탐견이라는 존재도 재미있지만 이 명탐정 개의 캐릭터 역시 만만치 않다. 스스로 ‘오드리’(오드리 햅번의 그 ‘오드리’)라 이름 붙일 만큼 미모에 대한 자신감으로 충만한 데다 자신이 어사 박문수 수행견의 자손이라고 확신하며, ‘준’이라는 떠돌이 개를 조수 겸 추종자로 거느리고 주위에 사건이 생길 때마다 오지랖 넓게 나서다니, 이만하면 셜록 홈즈나 에르퀼 푸아로 못지않은 매력 만점의 탐정이다.
『명탐견 오드리』는 세 가지 이야기가 옴니버스 형식으로 이어지는데, 각각 오드리네 주인집 고서화 도난 사건, 이웃집 다이아몬드 실종 사건, 동네 애완동물 습격사건을 중심으로 그 내막을 파헤치는 오드리의 활약을 다루고 있다. 오드리는 아무래도 개이니만큼 예민한 후각으로 사건의 실마리를 잡고, 발 빠른 기동력으로 갖가지 정보를 모은 다음, 명석하고 합리적인 추론을 거쳐 범인을 찾아낸다. 육포 냄새와 향수 냄새를 쫓다가 고서화 도둑을 찾아내고, 밤늦은 골목길에서 은밀한 대화를 엿들어 다이아몬드 도둑을 찾고, 영역 표시를 해둔 자전거를 추적해 동물 학대범을 발견하는 식이다.

그 어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명탐견
공주병에다 내숭에다 탐정 노릇까지 하긴 해도 오드리가 개라는 사실은 틀림없다. 아동문학에서는 의인화된 동물이 예사로 등장하고 사람과 동물이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만 『명탐견 오드리』에서는 개는 개, 사람은 사람, 종간 경계가 아주 뚜렷하다. 그래서 오드리가 아무리 자기 이름이 오드리라고 주장해도 범이네 식구들은 핑구, 초복이, 해피, 휘리릭 등으로 저마다 부르고 싶은 대로 부르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오드리가 사건의 범인을 알아내더라도 그걸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이 지점에서 의외의 재미가 나오기도 한다. 도둑맞은 고서화가 걸려 있는 집으로 범이 아빠 승태 씨를 데려가자면 승태 씨의 지갑을 물고 달음질쳐야 하고, 사람들끼리는 서로 알아채기 어려운 ‘생얼’을 오드리만이 목격하기도 한다.
범죄를 추적하는 추리소설의 특성상 추악하든 서글프든 진실이 낱낱이 밝혀진다는 건 불가피한 일이다. 하지만 세상 일이 어디 그런가. 몸에서 파스 냄새가 가실 날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일하는 아빠를 둔 명현이에게 굳이 게임기 절도의 벌을 물을 필요가 있을까? 명현이네 아빠가 몰래 게임기를 가져다준 걸로 봐서 명현이는 충분히 혼이 났을 것이다. 그렇다면 범이네 식구들에게는 비밀로 해도 좋을 터. 오드리는 현명하게도 범이의 게임기를 슬쩍 자전거 바구니에 넣어두는 걸로 사건 해결을 마친다. 이 점은 범이를 짝사랑한 소정이의 사정을 알아차린 오드리가 큐피드 노릇을 하는 데서도 잘 드러난다. 과연, 그 어떤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명탐정이다.
추리소설이 그 장르적 재미에도 불구하고 아동문학에서 드문 까닭은 아무래도 범죄라는 게 자극적이거나 반사회적인 성향을 띠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아이들의 눈높이나 세계관에 맞는 규모의 사건이라면, 혹은 사소한 범죄에 담긴 적당히 인간적인 사연을 중심에 놓는다면 아동문학으로 이보다 더 좋은 소재도 없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명탐정 오드리』는 아이들이 가벼운 마음으로 즐겁게 읽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추리소설이다. 더욱이 미모의 명탐견이라니, 마다할 이유가 없지 않은가! 세 편의 이야기가 각각 적당한 길이와 완결성을 갖고 있어 저학년 어린이도 충분히 읽어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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