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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골매를 찾아서

송골매를 찾아서

  • 존A.베이커
  • |
  • 필로소픽
  • |
  • 2022-05-19 출간
  • |
  • 332페이지
  • |
  • 142 X 212 mm
  • |
  • ISBN 97911578324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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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서평




“나는 10년 동안 송골매를 추적했다. 나는 송골매에 사로잡혔다. 나에게 송골매는 하나의 성배였다.”
읽는 이를 전율케 하는, 어떤 집착의 기록

1954년부터 1964년까지 10년 동안, 에식스 출신의 존 앨릭 베이커라는 사무직 노동자는 자신이 사는 주의 전역에서 사냥을 하는 송골매들을 추적했다. 근시에 관절염을 앓던 베이커는 자전거와 도보로 송골매를 뒤쫓으면서, 송골매들이 목욕을 하고, 날고, 급강하하고, 죽이고, 앉아서 쉬는 모든 모습을 쌍안경으로 관찰했다. 들판에서 하루를 보내고 나면, 그는 그가 살던 첼름스퍼드 테라스하우스의 남는 방에 틀어박혀 일기장에 상세하게 내용을 기록했다. 일기를 모두 합치면 원고지 1600매가 넘는다. 그리고 1963년부터 1966년까지 3년 동안 베이커는 그 일기를 6만 단어가 조금 안 되는, 황홀하고 격정적이며 희열에 넘치는 산문으로 짜인 한 권의 책으로 압축했다. 일기가 원석이라면, 《송골매를 찾아서》는 다이아몬드, 베이커를 거장 반열에 오르게 한 작품이자 그의 데뷔작이다. 종종 《침묵의 봄》과도 비견되는 이 작품이 출간 55년이 지난 지금에야 한국에 최초로 소개된다. 이 책은 자연을 마주하고 쓰고자 하는 이들에게는 넘어야만 할 산 같은 작품이라고도 할 수 있다. 작가 로버트 맥팔레인은 “우리의 문체는 베이커의 아류였기에, 언제나 원형에 비해 허약하고 인위적으로 느껴졌다”라고 말했다. 《송골매를 찾아서》는 나온 지 50년이 넘었지만 바로 어제 쓰인 듯 느껴진다. 작고 강렬한 이 책은 출간 이후 반세기 동안 송골매의 발톱으로 우리를 단단히 사로잡았다. 문학적으로뿐 아니라 작곡가 로런스 잉글리시, 영화감독 베르너 헤어초크, 탐조가이자 프로듀서 팀 디 등에 이르기까지 그에게 사로잡힌 이들의 이름은 길게 이어진다.
이제 이 책은 섬뜩한 예언서로 읽힌다. 인류세, 대량 멸종, 기술과 자연의 복잡한 관계, 암울한 생태계, 심지어 가상현실에 대해서까지. 고대 로마의 ‘하루스펙스’는 제물로 바친 짐승의 내장을 살펴보고 점을 치도록 훈련받은 사람이었다. 내장이 제거된 새들이 곳곳에 묘사되고, 예견과 추적에 사로잡혀 있는 베이커의 책은 살해와 예언에 대한 글이며, 피와 내장으로 미래를 점치는 글이다. 그의 책은 우리의 현재를 예고했으며, 이 책에 드러난 혜안은 아직 다 고갈되지 않았다.

“인간 특유의 수상하고 괴이한 행동을 피하고, 두려워하는 법을 배워라.”
송골매라는 ‘신’을 마주하는 구도자의 문체!

이 책은 문학사에서 유사한 작품을 발견할 수 없는 특이한 책이다. 자연 속에서, 송골매를 관찰하며, 농약 가루가 몸속에 서서히 퍼져, 벌러덩 누워서 마지막 경련을 일으키며 미친 듯이 허공을 움켜쥐다가, 쇠약해져서 말라 죽어 가는 송골매를 그리며, 사라져 가는 황무지를 말하지만, 딱히 ‘녹색’ 문학은 아니다. 송골매라는 자연의 신을 완전히 마주하려는 강렬한, 강박적인 집착과 욕망에서 비롯한 집착의 기록이다. “송골매에게 인식되고 인정받으려면, 같은 옷을 입고, 같은 길을 지나며, 같은 순서로 행동해야 한다”라는 문장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송골매를 《모비딕》의 흰고래와 마찬가지로 겸허하게 마주해야 하는 대상으로 본다. 다만 에이허브가 흰고래를 정복하려 한 것과 다르게 베이커는 송골매라는 절대자를 마주하려면 “인간 특유의 수상하고 괴이한 행동을 피하고, 농장의 적의 가득한 눈동자 앞에 몸을 움츠려라. 두려워하는 법을 배워라. 두려움을 공유하면 가장 강력한 유대감이 형성된다”라고 이야기한다. “이번 겨울 나는 그가 가는 곳마다 따라다닐 것이다. 나는 사냥 생활이 주는 두려움, 무한한 기쁨, 지루함을 그와 함께 할 것”이라는 각오에서 그런 태도가 드러난다.
잉글랜드 에식스 지방의 자연 풍경을 있는 그대로 마주하면서 자연에 복종하고, 자연이 안기는 고통을 감내하려는 것이 《송골매를 찾아서》의 미학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의 후기를 쓴 맥팔레인은 이 책을 “새를 관찰하는 책이 아니라, 새가 될 수 있는 것에 관한 책”이라고 말한 적 있다(13년 뒤에는 “새가 되는 데 실패하는 것”에 관한 책이라고 말하지만). 이 말만큼 이 책의 핵심을 잘 요약하는 문장은 없을 것이다. 그는 “매가 발견되면, 탐사자는 이전까지 찾아 헤매고 기다리면서 겪었던 그 모든 지루함과 고통을 사랑스럽게 되돌아볼 수 있다. 폐허가 된 사원의 부러진 기둥들이 별안간 고대의 장엄함을 되찾듯이, 모든 것이 바뀌는 것이다”라고 말한다. 작가가 보는 모든 것이 바뀌는 경험을 독자도 따라가면서 자연을 마주하는 태도 자체를 되돌아볼 것이다.
이 책은 얼핏 송골매를 발견하려는 여정으로 보이나, 실은 자연이라는 신을 이해하고자 하는 시도에 더욱 가깝다. 이 책의 여정이 이토록 아름다운 것은 작가가 구도자의 자세로 글을 쓰고 있어서다. 베이커의 글쓰기를 하나의 문장으로 요약할 수 있다면, “무엇보다 가장 보기 어려운 것은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라는 문장을 예로 들 수 있을 것이다. 베이커는 우리가 오감과 이성을 통해 인식할 수 있는 관념이 아니라 그 너머의 실체를 겨냥한다. 즉, 송골매라는 신, 송골매라는 물자체에 도달하려는 불가능한 초월적 인식에 도전한다. 따라서 베이커의 글은 단순히 매를 관찰하고 환경을 고찰하는 조류탐사기가 아니다. 오히려 그는 그러한 고찰에 철저히 무심해 보인다. 그는 작곡가 잉글리시가 “유령 같은 서술자”라고 설명한 것처럼, 자신의 개성이나 개인적인 관점을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1962~63년으로 짐작할 수 있는 시기인데도 이 글을 쓴 연도를 한번도 언급하지 않는다. 무시간성 속에서 자연의 영원성을 느끼게 하려는 듯, 작가는 과거에도 미래에도 영원히 미지로 남을 자연을 다룬다.

우아하고 잔인하고 장엄하다!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만나는 빼어난 문장들
베이커는 과감한 은유, 독창적인 문장구조를 통해 공감각으로 자연을 그려내고자 한다. 형용사와 명사를 비틀어 만든 동사, 초현실적인 직유법, 불타오르는 듯한 부사가 그만의 문체를 만든다. 그의 문장 속에서, 부리가 노란 수컷 검은지빠귀는 “입에 바나나를 문 정신 나간 작은 청교도 같”고, 겨울 들판에서 죽은 산비둘기는 “브로콜리처럼 자줏빛과 잿빛으로 빛”나며, 쇠부엉이 네 마리는 “공기를 잠재”운다. 쏙독새의 노래는 “으깬 포도와 아몬드 그리고 짙은 숲의 냄새가 날 것이다.”
한편 자연을 낭만화하기보다는 “법의학적인 관심”을 드러내는 묘사가 두드러지며 이는 탐미적으로까지 느껴진다. 이런 묘사에서 작가는 그간 문학에서 가정된 인간과 자연 사이의 위계질서를 무너뜨리려 한다. 인간의 이성으로는 자연의 질서를 절대 파악하지 못하리라는 작가의 신념이 가장 드러나는 면이기도 하다. 이는 송골매가 다른 새를 죽이는 것을 묘사하는 장면에서 드러난다. 매가 다른 새를 죽이는 장면들에 드러나는 잔혹성은 송골매를 아름답기보다는 냉혹한 살인기계로 보이게 한다. 베이커의 문체는 자연에서 인간이 상실한 무언가를 보고자 하는 낭만주의적인 태도와는 확연히 다르며, 신을 마주하고자 하는 구도자의 문체에 가깝다. 자연이라는 신이 인간에게 가하는 폭력과 냉혹함, 부조리까지 감내하면서 자연과 인간의 사이에서 실존적인 의식을 드러낸다. 인류세에서 자연을 행위자로 보려는 시도, 자연을 상실한 이상향으로 보려는 시도들이 차츰 생겨나고 있으나, 50년도 더 된 이 책은 그러한 문제의식을 훨씬 앞선다. 초점을 인간과 자연 어디에도 두지 않고, 그저 모든 것을 같은 선상에서 묘사하려는 베이커의 비-인간적인 글쓰기는 우리가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마주하고, 자연을 사유하게 한다.
무엇보다 이 책은 지금껏 우리가 마주할 수 없던 고유한 문학적 체험을 느끼게 한다. 이 글은 생생한 이미지와 감각 오직 아름다움만을 탐하는 문체의 향연으로 이루어진 세계로 우리를 초대한다. 문장을 하나하나 따라가면 그 끝에는 진정 아름다운 자연의 세계가 있을 것이다.


목차


서문_마크 코커
존 A. 베이커에 관하여_존 팬쇼

시작
송골매
사냥 생활

후기_로버트 맥팔레인
에식스 해안에 관하여
감사 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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