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의 가장 보편적인 주거 환경이 된
아파트, 이 아파트에 관한 현대의 동화 ”
아파트가 만들어지고 사람들이 들어와서 살고
이곳을 오고 가며 사는 사람들 모습.
그런데 이런 아파트가 누군가의 손끝에서 창조되고
있다는 이야기는 현대의 거인 신화처럼
다가온다. 그래서 이 책은 아파트가 주인공인
동화가 된다.
서울 3부작 1편 <빨간 초코볼의 서울 여행>, 2편 <그럼, 오렌지는?>에 이은 3편 <아파트>이다. 서울에서 사는 많은 사람들은 이제 아파트가 집이다. 아파트에 사는 우리들의 작은 이야기로 들어가기 전에, 우리가 아파트의 구성 인자가 되어 커다랗게 담기는 아파트 자체를 관찰하면, 아파트는 마치 하나의 거대한 거인처럼 일정한 미학적 아우라를 연출한다.
”나는 어느날, 대낮의 아파트 놀이터를 관찰한 적이 있다. 예전에는 아파트 놀이터에서 많은 아이들이 노는 것을 보았었는데, 요즘의 아파트 놀이터에서는 아이들을 보기가 어렵다. 아이들도 짜여진 리듬에 따라 살기 때문에 아파트 놀이터에서 자유롭게 놀 시간이 없어진 탓일까? 그리고, 저녁이 되면 아파트는 갑자기 분주해진다. 밖에 나갔다가 들어오는 아파트 주민들이 차를 몰고 집으로 오는 시간대이기 때문이다. 저녁에 사람들이 들어찬 아파트 창가로 우리는 그 속에서 각자 자기만의 작은 이야기들을 가지고 사는 수많은 사람들의 실루엣을 볼 수가 있다.
그리고 어느날 우연히 밤을 새워 아파트를 설계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아파트의 실내 공간이 어느 정도 규격화되어 있기에 기존에 쓰던 평형에 따른 설계 모델을 데이터에서 찾아 가져다 쓰는 줄만 알았는데, 아파트가 지어질 때마다, 그 설계도가 새롭게 창조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까 아파트는 기계적으로 생긴 것이라 기계가 설계하는 줄 알지만, 사실은 이런 곳에 들어와 살만한 사람들 중 누군가가 손으로 설계한 작품이자 창조물이었던 것이다.-작가 인터뷰 중에서“
이 책은 이런 소리를 들려 준다.
“아파트 속에는 사람들이 살고, 아파트에 사는 누군가는 아파트를 만들고 있다.”
서울 3부작 그림책이란?
이번에 완결된 서울 3부작을 쓴 이호백 작가와 그림을 그린 이석연 작가는 2014년에 <빨간 초코볼의 서울 여행>을 출간했습니다.
아파트에 사는 한 아이가 초코볼을 컵에 따라 먹으려다가 하나를 떨어뜨렸는데 떨어진 빨간 초코볼이 이때다 싶어, 아파트를 빠져나와 본의 아니게 서울 여행을 하게 된다는 이야기의 그림책입니다. 이 책 작업 후 서울에 대한 그림책을 더 내고 싶은 이호백 작가는 자신의 아이디어 노트에서 두 개의 원고를 찾게 됩니다.
<오렌지의 꿈>이란 시와 <아파트>라는 시입니다. 같은 작가와 이 세 권을 책을 서울의 이미지에 연결되는 매우 독특한 서울 시리즈를 만들어 보고자 시작하게 된 그림책 미니 시리즈입니다.
파란 건 하늘
빨간 건 하늘
보라는 하늘
~
자유로를 자주 다니는 이호백 작가는 강에서 아침 저녁에 마주하는 하늘의 색깔이 매우 다채롭고 다양하기에, 화면 가득히 어떤 색이 인쇄되어도, 그 색은 하늘의 색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이 무렵 재미마주의 주 인쇄 협력체에 새로운 인쇄기가 들어왔는데, 인쇄 한 판에서 색을 구분해주는 능력이 매우 뛰어난 인쇄기였습니다. 이호백 작가는 이 인쇄기라면 어떤 색을 근접하게 인쇄해도 잘 나오겠다는 생각과 함께, <오렌지의 꿈>을 찍을 수 있는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이후 책은 약 2년의 작업 과정을 거쳐 2017년 <그럼, 오렌지는?>이라는 이름으로 서울 3부작 2번을 달게 되었습니다.
오늘도 아파트 수 십채가
서울 하늘 위로 올라가고 있다
~
이렇게 어느날 본 서울의 아파트 건설 현장에 대한 시가 한 권의 그림책으로 다시 엮어집니다. 이 책 <아파트>도 서울의 주요 이미지인 아파트 단지와 건설 현장, 그 속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등으로 이루어진 그림책으로 같은 판형 같은 느낌의 그래픽으로 이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으로 나온 것입니다.
인구 5천만이 살아가는 거대 도시 서울이 중심 이미지가 되는 새로운 방식의 그림책 연작이 서울 3부작입니다.